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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기자가 만난 사람 8) 이재명 대통령

by 최재혁


지지난 대선이 끝난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워낙 사건·사고, 행사가 많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난 느낌이다. 나에게도 지지난 대선은 뜻깊은 시간이었는데, 언론사 임원으로서 열렸던 첫 선거라 더욱 집중했던 것 같다.


당시 이재명의 유세를 꼭 보고 싶었다. 누굴 응원해서가 아닌, 사람으로서 이재명이 궁금했다. 윤석열도 마찬가지로 궁금했지만, 이상하게 시간대가 맞지 않았다.

이재명은 선거 하루를 앞두고 신도림역에 등장했다. 마침 퇴근 시간과 맞물려, 아마 이재명은 유입이 많은 신도림역의 퇴근 시간을 노렸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모인 채 이재명의 마지막 유세가 시작됐다.

힘찬 목소리로 정확한 발음을 구사했다. 멀리서도 그의 목소리가 확실히 들렸으며, 연설 내용 또한 상대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아 들을 만했다.


유세 내용은 "어린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라는 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세가 끝나고 이재명은 다음 일정으로 향했다. 수많은 지지자가 그를 응원했고, 이재명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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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한 꼬마가 멋모르고 이재명을 향해 뛰어들었다. 마침 이재명은 아이를 훌쩍 안아 들고 주먹을 불끈 쥐어 올렸다. '어린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언급한 후 아이를 안게 된, 드라마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재명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 씁쓸했다. 자신이 패배할 거라 예상했을까? 고된 일정에 지친 것일까.


시종일관 어그러지는 표정으로 임한 그를 세 걸음 앞까지 만나봤지만, 특별한 표정 변화는 없었다. 마지막인 만큼 응원해 준 지지자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어떨까.


시간이 한참 지나 적은 글이라 여러분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지 모르겠다. 유독 내 머릿속에 이재명의 쓴웃음이 남았을 뿐이다.


* 만나고서 느낀 세 줄 포인트


이후에도 이재명 대통령을 몇 번 만났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엄격함과 거리 두기는 왠지 마음이 불편하다.

조금 더 다가가는 정치인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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