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
유리창에서는 죽은 새의 냄새가 난다
그 아래에 쌓이는 얼룩을 보다가
반사되는 마지막 얼룩
네가 등을 돌릴 때
어디를 가는 거냐고 물으면
흥건하게 엎질러지는 바다
너는 빛처럼 왔다가 유리처럼 깨지는 존재 같았다
아파트 버드세이버 아래에서도 그랬다
유리는 바다 안에서 경험되어지는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나뭇잎들이
버드세이버 안과 밖으로 파도소리를 밀어넣고
초록문장을 모래알처럼 쏟아놓을 때
유리는 유리답게 반짝였다
눈이 부셔서 눈을 깜박이는 사이
머리 위에서 쿵 소리가 났고
멧새가 우리 발밑에 떨어졌다
초점이 모아지는 곳에 죽은 새가 있었다
부러진 날개는 조각 난 유리조각
새의 눈동자는 얼어붙은 섬
차마 눈을 감지 못한 눈 속에서
착란의 쇳덩이소리가 났다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죽음의 냄새가 진동을 했다
너의 손바닥 위에 죽은 새를 가만히 올려놓자
뭉쳤던 나의 피 반쪽이 돌았다
내 날개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버드세이버 속으로 피 흘리는
노을이 스며든다
이미지사진출처:https://blog.naver.com/nangman4224/220688568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