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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Sep 15. 2024

1:1 PT (personal training)의 세계

다리를 회복하던 기간 동안에 팔을 추가로 다치게 되었다. 어깨, 팔, 팔꿈치, 손목이 다 아프다 보니 총체적 난국이었다. 원래 다친 상태에서 추가로 다치기가 쉽다고 하더니.


다시 한번 일상이 스탑 되었다. 직장은 그만두게 되고 프리랜서처럼 하던 일이 있었지만 그것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버리는 경험은 없는가 보다. 다리를 치료해 본 경험이 쌓여서인지 조금은 수월하게 치료 과정을 거쳤다. 이제는 충격파치료나 도수치료 때 통증을 잘 참는다는 이야기도 들을 정도가 되었다.


어깨와 손목에 돌아가면서 염증이 자꾸 올라왔지만 되도록 운동을 했다. 하체라도 튼튼해야 넘어지거나 또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정말 꾸준히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몇 달로 나아지지 않는다면 올해를 다 써서라도 해보자. 혼자가 어렵다면 업체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보자. 조금은 오기가 생긴 마음으로 각오를 다졌던 것 같다.


그렇게 필라테스를 처음 접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진짜 “ 필라테스 동작, 사진에서 보던 동작들은 거의 못 배웠다. 지금 몸 상태로는 정말 기초 동작도 잘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상생활을 할 때도 조금 외출하고 오면 힘이 들 정도였다. 유연성만 떨어진 게 아니라 기본 근력 자체를 조금 더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헬스 PT를 받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헬스장, 필라테스, 요가 학원 간판이 눈에 보였다. 그런데 수업을 듣고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옛날에 다녀본 헬스장 PT처럼 단순한 것 같지 않았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모델 같은 바디프로필 사진 촬영을 목표로 하는 레슨이 많아 보였다. 그냥 PT가 아니라 크로스핏 형태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운동도 있었다. 발레와 필라테스를 접목시킨 운동이나 필라테스와 헬스를 같이 가르치는 곳도 있었다.


아니 이렇게 다양하다니! 나는 대학 초반 이후로 PT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가만 가끔 배우고 헬스장만 간헐적으로 다녔을 뿐이었다. 어디를 다녀야 할지 결정하기가 힘들었다.


찾다 보니 간혹 하루 체험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 있어서 몇 군데 다녀보기로 했다. 처음 가본 곳은 원장님이 단순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형 교정이 전문이라고 하셨다. 직접 촬영한 수강생들의 before & after 사진을 보고 나니 신기했고 점점 신뢰가 갔다. 내가 불편하거나 아픈 부위를 물어보고 몇 가지 근력 확인을 위한 테스트도 해주셨다. 체형을 분석해 주는 촬영 기기도 있었다. 말린 어깨와 어깨 유연성 저하, 휜 허리, 앞으로 쏠린 허리 중심 등 내 체형을 적나라하게 분석해 주었다. 알고 있던 내용도 있었지만 이렇게 부위별로 바라본 내 몸은 생소했다.


건강하지 않은 모습인 것 같아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내 몸을 더 알고 싶어졌다. 나의 경우 부상을 줄이기 위해 허리나 고관절 부위 근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다이어트보다는 체형을 교정하는 것을 먼저 목표로 삼자고 하셨다. 운동을 배운 시간도 좋았고 개인마다 필요한 운동이 다르니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는 말씀도 좋았지만.. 가격이 너무 높았다.


몇 주 후 재활 운동 위주로 가르쳐준다는 다른 곳에서 다시 체험 수업에 도전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확인한 후 운동을 배웠다. 이번에는 계속 수강하게 된다면 재활을 위해 기본 근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하셨다. 발목 강화 운동도 배우고 브리지 동작도 제대로 배웠다.


발가락 힘을 키우면 발로 잘 디디고 서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 배웠던 동작이 기억에 남는다. 발가락으로 수건을 집어보라고 했는데 나는 아예 안 되는 거였다. 쉬워 보였는데 내 발에는 힘이 없었다. 남동생은 어릴 때부터 장난으로 발가락을 집게처럼 써서 다리를 꼬집고는 했는데 근력이 참 좋은 아이였구나 깨닫기도 했다. 아무튼 이곳도 전문적이고 좋았지만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대형 헬스장 1:1 체험 수업을 거쳤다. 대형 헬스장의 기구들은 아직 내가 하기에 너무 무겁고 무리였다. 결국 맨몸 운동 위주로 가르쳐 주고, 집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는 곳에 정착했다. 1주일에 2번 이상 가려면 제일 좋은 건 가까운 곳인 것 같다.


눈이 빙글빙글 돌아갈 정도로 업체가 많았지만 대부분 비슷한 해결책을 이야기했다. 중둔근과 발목 강화, 어깨 근육 강화, 그리고 기본 체력 강화! 그리고 다이어트보다는 꾸준히 재활 운동을 하며 기본 체력을 키우라는 것.


지금 돌아보니 처음에는 정말 내가 모르던 신기한 운동의 세계에 입문한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1:1 PT 가격이 높아 보여 상술은 아닐까 부정적으로 바라본 면도 있다. 운동을 한다고 통증까지 나아질까 싶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운동을 꾸준히 하니 조금씩 근력이 붙었고 일상이 조금 편해졌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나 보다. 꾸준한 운동을 향한 고군분투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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