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대패삼겹살 찜
사랑하는 큰아들,
오늘은 비가 많이 오는데, 저번에 네가 보내준 동영상을 보니 비닐 하우스는 빗소리가 참 크더구나.
농업은 가끔 만나는 빗소리가 운치겠지만, 식품공장 같은 곳에선 일정 dB이상의 소음이 나는 환경이면 청력보호를 위해 귀마개를 한단다.
SNS의 폐해를 타인의 과시와 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거라 한던데, 그런 바보 같은 짓은 하면 안되고 삶을 살아가며 늘 나보다 못한 이들을 돌아보고 측은지심을 갖는 자세를 가져야 한단다.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요리 중에 콩나물 대패삼겹살 찜을 알려주마.
양념장이 중요한데, 간장, 고추장, 다진 마늘, 설탕, 파, 소주, 참기름으로 만든단다.
냄비에 콩나물을 깔고, 양념장을 뿌려주고, 대표 삼겹살을 그 위에 얹고 또 양념장을 뿌려준 다음에 익히면 된단다. 콩나물과 양념장의 수분이 자연스럽게 고기를 쪄내면서 맛있게 요리되는데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요리 중에 하나란다.
어제 퇴근하는 길에 일고여덟살로 보이는 아이 하나가 찻길 보도 블록에 걸터 앉아 휴대폰을 하는데 마침 차 한 대가 그쪽으로 후진을 해서 위험해 보이더구나. 얼른 뛰어가 아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는데, 그 아이가 나를 계속보는거야.
부모가 각별히 돌보지는 못하는 것 같은 행색이던데, 식구들을 멀리 두고 사업한다고 오랜기간 떨어져 살았던 아빠의 삶과 우리 가족의 삶 속에서 내 자식들은 저 아이와 같지 않았나 싶어 마음이 아팠다.
각별히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 돈벌이의 고달픔으로 가진 사랑 만큼 충분히 행동하지 못하는 한계는 누구에게나 있단다.
그렇더라도 그것을 핑계 삼아 게으르지 말고, 항상 사랑의 마음을 행동으로 치환하며 살길 바란다.
사랑하는 아빠가.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