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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Nov 17. 2022

나중은 없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몇 년 전 tv 모 프로에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우먼 김지선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주제에 대해 본인의 일화를 풀어놓은 적이 있다. 그녀의 타 방송에서 접한 죽음체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방송 촬영 중 호스피스 분들이 오셔서 김지선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며 신체부위 중에서 가장 소중한 부위를 적어볼 것을 권한다.



그녀는 눈이 있어서 봐야 하고, 코가 있어서 냄새를 맡아야 하고, 입이 있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 하고 먹어야 한다며 종이에 적어 나갔다. 그다음으로 호스피스는 그녀에게 소중한 보물과 가족, 인생에 놓치기 싫은 것들을 적어 보라고 한다. 김지선은 본인이 그간 소중하게 생각한 것들을 적어나갔다. 호스피스는 입을 뗀다.



"자... 당신이 지금 병원에 입원했는데, 당신에게 큰 병에 걸렸습니다.

종이에 적은 것들 중에서 5가지를 지우세요."



김지선은 고민하며 작성한 것 중 5개를 지워 나간다.



"다음 날 당신의 상태가 더 안 좋아졌습니다. 두 개를 더 지우세요."



김지선은 그 말에 점점 울컥하며 종이에 적힌 본인이 소중하게 생각한 것들 지워나갔다.

다리도 지우고 엉덩이도 지우고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도 지웠다.

돈도 지우고 통장도 지웠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가족...

친정부모님은 아예 목록에도 없었다며 울면서 괴로워했다.



그녀는 아이들 이름을 지우려는데 통곡을 하며 지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순간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지? 왜 이렇게 바둥바둥거리며 살고 있지?" 라며 바쁜 지난날에 대한 후회를 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방송을 잇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했다. 제발 이런 거 시키지 말라며 눈물을 쏟으니 호스피스 분은 그녀에게 나지막이 이런 말을 했다고 했다.



"이 과정을 죽음을 앞둔 많은 환우 분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 순간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가족이 우선임을 알게 해 준 기회였고, 앞으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노라며 다짐하는 계기라고 했다. 너무 아등바등 살지 않겠노라 그 이후 생각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녀가 방송에서 나와서 언급한 이야기는 나에게 여전히 굉장한 임팩트로 남아있다. 살면서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망각할만하면 그때 그전달하고자 한 말을 계속 곱씹며 다짐한다.



내게 나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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