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무거웠구나 싶었다.
지금까지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시작으로 혼돈의 카오스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막연하게 불안했고 늘 초조했다.
'혹시나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출처 : pixabay 걱정이 부풀고 점점 부풀다가 나를 덮을 때는 우울감, 무기력이 찾아오기도 했다.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고 이런 삶이 언젠가 끝인지도 모르겠고 '과연 끝은 있는 걸까?' 싶기도 했다.
출처 : pixabay 아이를 키우며 정보를 찾아야 하는 것도 서툴렀고 급한 불을 끄고 나면 또 다음 단계를 밟아나가야 했다.
‘보물찾기를 하는 중일까?’
맞춰진 그림을 보는 느낌보다는 퍼즐 한 조각씩 찾아서 전체 그림을 짐작해 나가는 느낌이라 더 불안했던 것 같다.
출처 : pixabay 이미 쩍쩍 금이 간 멘탈을 추스르며 토끼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를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초조함, 불안함의 끝자락 어딘가에 있을 때는 ‘골든타임, 완치’ 단어에 갈대처럼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다 생각했다.
‘느린 아이를 키우는 다른 가족들도 혹시 나와 같은 고민과 걱정,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진 않을까?’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실패를 많이 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ㅠㅠ 내 아이를 키우며 경험한 시행착오, 실패, 도전 했는데 의외로 괜찮았던 일을 하나씩 적어보기 시작했다.
느린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아이 생애주기별로 언제 뭘 챙겨야 할까
-어디에 가서 신청해야 할까
-어떤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할까 (서류를 일부만 가지고 가서 다시 간 적도 있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의 주관부서도 다르고 요청서류도 제출양식도 너무나 다양했다.
특히 아이 나이에 맞게 신청해야 하는데 제때 알지 못해서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장애전담 어린이집은 아예 몰랐고(내 아이는 일반 어린이집을 심지어 3년이나 다녔다;;)
특수교육대상자는 운 좋게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알았다.
특수교육적 치료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대기를 걸어야 하는 점,
치료의 첫 단계는 센터 등록이 아니라 주치의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과 대학병원 초기 진료는 미리 예약해 두지 않으면 원할 때 할 수 없다는 점도 뼈저리게 배웠다.
내가 경험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취합해서 한 권의 책으로 내고 싶었고, 같은 상황에 놓인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정보를 넣어 글을 담았다.
부디 우리처럼 때를 놓치거나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멘붕이 오는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첫 책이라 아직 많이 서툴지만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독자분들의 공감과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출처 : pixabay 늘 힘이 되어주는 가족과 응원해 주는 친구, 내 아이의 치료센터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친구 엄마들, 센터와 유치원 선생님, 오은영 박사님과 주치의 교수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매일 지지고 볶으며 지내는 소중한 내 아이에게 수줍지만 늘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