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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Jul 29. 2024

자유형 이론수업이 끝났지만

#수영일기

수영은 달에 12번 수업이 진행된다.


그렇게 한 달 수업의 마지막날.

자유형 이론 어느덧 완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내 자세는 미완성 상태다.


여태 해왔던 동작들은 순서대로 하며

계속 돌고 있는데 아 숨이 계속 차오른다.


자유형을 시작하면서

코에도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피하고 싶었지만

발차기하랴 호흡하랴 모든 걸 다 하지 못하면서

이젠 물까지 먹으며 배까지 채우게 되었다.


같은 반 동기들은 그래도 꽤나 발차기하

호흡하고 나아가는데

나는 여전히 한 호흡하고 다시 발차기를 하지 못하고

가라앉가 벌떡 일어나고 있었다.


오늘의 참석자는 심지어 나까지 4명.

덕분에 도는 사이클까지 더 빨라졌렸다.


선생님께서 힘들면 옆으로 빠져 잠시 쉬어도 된다 하셨지만

가뜩이나 못하는데 쉬기까지 하면

너무 자존심이 상할 거 같아 되든 안 되는 계속했다.

그냥 오기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계속했다.




한참 그렇게 도는데

선생님이 보시더니 맨몸으로 한번 자유형 해보라고 하셨다.

근데 웬걸

다들 얼추 나아가는 게 아닌가.

그리고 나는

역시나 잠수함 가라앉듯이 가라앉아버렸다.


그럼 그렇지.. 하는데

나조차도 내가 될 거라고 기대를 안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수영엔 영법 호흡법 코어잡기 등..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중요하다는걸 안다

근데 그런걸 다 떠나서 우선 내가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는걸 느꼈다.


왜 나도 나를 못 믿을까

그 마음이 어쩌면 나를 계속 가라앉게 하고 있는 거일 텐데.


수영을 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

내가 체력이 참 저질이라는 것과

내가 나를 잘 못 믿는다는 것이다.


이 세상 살아가는데

내가 나를 안 믿으면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걸까.


수영은 여러모로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 기어코 해내보겠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10분 정도 더 연습할 수 있는 시간에

발차기와 몸 띄우기 연습을 하고 나왔다.


기초부터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나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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