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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Oct 20. 2020

가을 모기

가을 모기


서늘한 모기는 힘없이 죽는데

숨 끝자락에 맴도는 본능은 죽도록 힘들었다

 

기억에 남는 건

 

배부른 여름 모기보다

배고픈 가을 모기가 더 끈질기다는 것

 

절정과 결말 사이에

간신히 붙어있는 다리

 

고인 물속에선

날개가 없어도 날 수 있었다


결국 전개만이 상승 곡선인


슬프기만 한 가을

부풀어 오르는 검은 점이

아침

빨간 마침표가 되는  

 

여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애매한 계절은 짧았고

 

굳어버린 핏덩이가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허무함은 오래갔다

 

부푼 살 같은 날들은

긁어도

곧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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