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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Feb 07. 2022

나는 나를 버리지 못한다



나는 나를 버리지 못한다


나는 내가 아니고

내가 없는 남이 나다


나는 내가 되지 못하고

내가 없는 남 뒤통수를 보다가 천천히 굳어갔다


입은 볼 수조차 없는데


무표정하게 내가 없는 남은 다른 남으로 복사+붙여 넣기를 반복하고 끝없이 나열되는 모니터 안에서

나는 남이 되고 남은 내가 되는 꺼지지 않는 매크로, 그 안에서


내가 나를 죽이지 못하고

내가 나를 살리지 못하고


나는 더듬거린다, 

나는 몇 번째 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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