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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고살롱 Jul 30. 2024

시간은 돈이 아니다. 시간은 삶이다.

[스토리살롱] 시간은 곧 삶이다. <모모>

다음은 호라 박사가 모모에게 낸 수수께끼에요. 이번 시즌 스토리살롱 책 <모모>에 나오는 문제고요.

아래 문장에서 첫째, 둘째, 셋째, 커다란 왕국 또는 왕국 자체를 의미하는건 무엇일까요?


세 형제가 한 집에 살고 있어.

그들은 정말 다르게 생겼어.

그런데도 구별해서 보려고 하면, 

하나는 다른 둘과 똑같아 보이는 거야.

첫째는 없어.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참이야.

둘째도 없어. 벌써 집을 나갔지.

셋 가운데 막내, 셋째만이 있어.

셋째가 없으면, 다른 두 형도 있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문제가 되는 셋째는 정작

첫째가 둘째로 변해야만 있을 수 있어.

셋째를 보려고 하면, 다른 두 형 중의 하나를 보게 되기 때문이지!

말해 보렴. 세 형제는 하나일까?

아니면 둘일까? 아니면 아무도 없는 것일까?

꼬마야, 그들의 이름을 알아맞힐 수 있으면,

넌 세 명의 막강한 지배자 이름을 알아맞히는 셈이야.

그들은 함께 커다란 왕국을 다스린단다.

또 왕국 자체이기도 하지! 그 점에서 그들은 똑같아.


첫째는 미래, 둘째는 과거, 셋째는 현재에요. 그리고 함께 다스리는 커다란 왕국은 시간 곧 세상이고요. 이번 시즌7 주제인 #열망 과 <레퍼런서의 6R> 질문에서 시간, 돈의 사용과 유무형 자원에대해 생각해보았는데, 소설책 <모모>가 마침 시즌 주제와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두께가 있는 책이지만 과감하게 선택을 했어요. 오래전 제작 버전이긴 하나, 영화로도 제작되어 있고요. 



1929년대생 작가 미하엘 엔데는 책 <모모>를 1970년대 초반에 썼어요.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마치  예언서처럼 오늘날 현대 사회 타임 푸어로 살아가는 우리들 이야기처럼 느껴진 부분이 많으셨지요? 인상적인 구절과 캐릭터를 묻는 스토리살롱 사전 과제에 청소부 ‘베포' 할아버지와 시간도둑 ‘회색신사'를 적어주신 레퍼런서 멤버가 많았는데요. 많은 이들이 회색 신사처럼 살고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고 했어요. 


작가 미하엘 엔데는 독일 뮌헨에서 학교를 다녔고 노년의 마지막 삶도 그 도시에서 마무리했어요. 마침, 이번시즌도 함께하고 계시는 뮌헨에 사는 레퍼런서 민경님이 계시잖아요! 그래서 현지 통신원으로 이번 스토리살롱 작가 이야기에 자료 조사와 상세한 설명을 보태어 주셨답니다^^ 희곡 작가와 연기자의 꿈을 꾸었지만 좌절되었다가 우연히 ‘짐 크노프' 어린이  그림책 시리즈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지고 작가로서도 명성을 얻기 시작했대요.  


작가 사후에 뮌헨 시장이 그에게 조문 편지로 보낸 내용에 이런 문장이 있었대요. ‘미하엘 엔데는 지극히 도덕적이면서도 도덕적인 설교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그는 너무 멋진 어른이었을 것 같아요. 작가의 말에 또 이런 문장도 있대요. “여러 사람이 같은 책을 읽을 때 그들이 읽는 책은 정말 같은 책일까?” 저희는 매번 스토리 살롱에서 같은 책이 절대 아니라는 걸 발견하잖아요. 그래서 제게 더 와닿는 문장이었고요. 또 이런 문장도 있어요. 

“당신이 인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할 때 아주 적절한 순간에 아주 적절한 책을 들고 아주 적절한 부분을 펼쳐서 아주 적절한 답을 발견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레퍼런서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연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하엘 엔데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대요. 왜냐하면, 평소에 자신이 품고 있었던 질문이나 생각 같은 것들에 답을 해주기 때문에 이런 발견이 있는거라면서 절대 그건 우연이 아니라고  했대요. 작가 미하엘 엔데는 현대사회 자본주의 경제 그리고 화폐, 돈, 시간 이런 것들에 대해서 철학자처럼 많은 연구와 생각을 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어요.


<모모>는 작가가 로마로 이주한 후에 이태리에서 완성한 책이라고 해요. 1973년도에 출간되었고요. <모모>는 독일에서뿐만 아니라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성공한 책 중에 하나에요. 아직까지도 여전히 뮌헨에는 모모의 흔적이 남아있는 NGO, “MOMO Listens to”라는 단체가 있대요. 잘 듣는 모모를 생각하며  독일에서 경청과 존중의 문화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젊은 비영리단체인 이 곳은 뮌헨 도시 곳곳에 ‘경청의 방(listening room)'을 설치해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해요.


이번 스토리살롱을 준비하며 각 캐릭터에 이름을 붙여봤어요. 

- 모모: 듣는 사람 

- 기기: 말하는 사람 

- 청소 아저씨 배포: 관찰하는 사람 

- 거북이 카시오페이아: 침묵의 소통자 or 예지자 

- 회색 신사: 시간 도둑 or 유혹자 

- 호라 박사님: 초월적 존재 or (시간) 감독자 



이렇게 각 캐릭터에 이름을 붙여보려고 생각하다보니 그 특징을 계속 생각하게 되었죠. 구조화된 질문은 아래 두 가지로, 소그룹 대화로 나누었어요.


첫 번째 질문은 지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은 무얼까 한번 생각해보고 나누었어요.

“이제 모두들 그럴 시간이 있었다. 산가에 놓인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거나 새에게 모이를 줄 시간이 있었다. 의사들은 환자들 사람 한 사람을 정성껏 돌볼 시간이 있었다.”

지난 시즌 스토리살롱때 문지혁 작가의 소설 <중급 한국어>를 읽고 ‘크로노스의 시간 vs. 카이로스의 시간’에 대한 질문을 드렸었어요. 레퍼런서 여러분들께 의미 있는 중요한 시간이 무얼지 궁금해서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어요. 지난번 질문이 ‘내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질문은 ‘지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공방 준비로 침대에서도 그 생각만 끊임없이 떠오른다는 레퍼런서 경혜님은 요즘 특히 ‘자기 돌봄의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했어요. 쉼의 시간을 지내고있는 레퍼런서 은애님은 잉여롭게 나를 좀 기다려주면서 시간을 펑펑쓰는 요즘이 좋다고 했고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좀 더 가질 계획이라고 해요. 레퍼런서 소냐, 지혜님은 운동할 시간, 남편과의 대화시간을 최근 바쁘게 지내며 갖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어요. 레퍼런서 두란님의 좀 여유 있는 멈춤이 좋아보인다는 관찰기도 공유해 주었어요. 레퍼런서 민경님은 일을 멈추고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어요. 또, 방학동안 집에 와 있는 대학생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싶은 마음도 공유해 주셨고요. 레퍼런서 지선님은 요즘 피아노가 열정이라 하셨어요. 레퍼런서 은지님은 모모를 읽으며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는 것의 중요성을, 그리고 나의 시간을 내어줄 때 나를 가장 잘 발견하게 된다고 했어요.  


두 번째 질문은 ‘모모 모먼트’라고 이름을 붙여봤는데요.

그런 문장이 있었어요.

“사람들은 모모한테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했던 거야.”

창고살롱에서도 많이 느끼는건데 누군가 질문을 던졌을 때 나의 생각이 작동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막 공감하는 생각들을 건져 올리기도 하지만 나의 생각들이 정리돼서 새로운 단어들이 막 튀어나오는 경험도  많이들 하실거에요. 나 스스로 깨닫고 발견하는 ‘모모 모먼트’는 어떤게 있으셨는지, 언제 어떤 상황에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며 ‘모모 모먼트’를 만나셨는지 자기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어요. 


레퍼런서 성애님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가장 나답게 느낀다고 했어요. 레퍼런서 찬이님은 창고살롱을 통해서 섬세한 질문을 받고 생각해봤을 뿐인데, 그저 참여하고 반응했을 뿐인데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어요. 레퍼런서 지은님은 회색신사에게 시간을 빼앗긴 세월이 40년쯤 된 것 같다고. 앞으로는  효율적, 생산적인 시간을 넘어 여유롭게 질적으로 밀도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일 말고 다른 요소로도 삶을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고요. 레퍼런서 형진님은 회색신사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자신 이야기 같아 좀 무섭기도 했대요. 레퍼런서 종은님은 그림책을 읽을 때,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때 나를 바라볼 수 있어 좋다고 했어요. 심리상담사 일을 하는 레퍼런서 경혜님은 실제 상담 과정에서도 내담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다보면 스스로 변화되는 케이스를 많이 접한다고 했어요. 레퍼런서 두란님은 혼자 일 하면서 팟캐스트 듣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고 했고요. 레퍼런서 은애님은 스스로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잘 몰랐던 어떤 사실을 누군가가 이야기해주면 ‘아~ 그렇구나.’ 하게 된다며 이런 관계가 소중하다고 했어요. 


<모모> 책에 ‘시간’이란 단어가 458번 나오더라구요. 다양한 개념의 시간이 아주 많이 묘사 되는데 <엔데의 유언> 이란 책에서 소개된 독일 경제학자 온켄이 쓴 논문 소개가 흥미로왔어요. 그는 “경제학자를 위한 모모” 논문을 발표했어요. 모모를 개인적으로 알던분은 아닌데 모모라는 소설을 읽고 돈과 화폐가치, 그리고 시장경제에 대한 연구를 해서 논문까지 내신 분이에요. 이후에 모모와 경제학자 온켄이 만나서 대담도 하고 계속 지속적인 교류도 했다고 해요. 미하엘 엔데 작가는 당시 경제학에 대단히 관심이 많아서 독일의 실천주의 경제학자 실비오게젤과 슈타이너 같은 경제학자들의 전집을 집에다 구비해두고 자주 오래 봤다고 해요. 돈 개념에 관심이 많았대요. 


지금 현대사회에 쓰고 있는 이자가 생기고 투자를 하는 그런 개념의 돈 보다는 굉장히 신박한 개념인데 ‘노화하는 돈’ 그리고 ‘마이너스 이자율’ 같은 개념의 화폐 가치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졌던 걸로 묘사가 되어 있어요. 모모 책에 나오는 시간 저축은행이 있잖아요. 이는 현대 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을 비유적으로 나타낸건데 회색 신사들의 시간 저축은 이자 제도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았다고 해요. 효율성과 생산성을 추구하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가진 작가이고 조금 더 인간 중심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경제를 지향했던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은 곧 삶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무슨 일을 경험하느냐는 나한테 달렸다. 우리가 마음먹기를 나름이니까.”

이번 시즌 스토리살롱 이후, 제가 자주 인용하는 문장이 되었어요. 일상적으로 당연한 말인데 모모에서 이 문장이 꽤 비슷하게 여러 번 나와요. 살면서 진짜 중요한 가치인데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어떤게 있을지 한번 생각해보고 그걸 500자 이내 글로 써보는 글쓰기 사후 과제를 내어드렸어요.


레퍼런서 Sonia님은 ‘눈 뜨자마자 하루의 시간을 그 어떤 시간도 버림 없이 쓰기위해 노력했던 시절이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현재를 살지 못했던 것 같은 시간에대해 썼어요. 하지만 작년 한 해 마음도 몸도 쉼의 시간을 가지며 ‘지금을 살아내자'고 ‘오늘 하루를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로 했다'는 다짐을 적었어요.


레퍼런서 은지님은 시간의 본질을 ‘순환'이라고 썼는데요 올가토카르추크의 책 ‘다정한 서술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요. 호라박사가 사는 곳이 '언제나 없는 거리', '아무데도 없는 집'으로 묘사가 되어있는데  

    언제나 (             가/이) 없는 거리  

    아무데도 (                 가/이) 없는 집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를 질문하기도 했어요.


레퍼런서 은애님은 육아휴직 후 소소하게 ‘너무 좋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자주 있다며, 그동안 ‘좋다'고 느끼고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이 감각을 얼마나 잊고 지냈던지 깨닫고 있다고 했어요. 일에 치이고 파묻혀 바쁘게 지낼때는 감정적 반응이 무뎌지고 냉소가 생기더라며. 요즘 은애님은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이 감각이 참 소중하다고 썼어요. 아이들 손을 잡고 눈 마주치는 순간을 좋아하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다림질하는 시간도 좋아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깔깔거리며 운동하는 시간도 좋다고요. 문득 다른 분들의 ‘너무 좋은 순간’들도 궁금해 했어요. 여러분들께는 어떤 '너무 좋은 순간'들이 있을까요?


레퍼런서 종은님은 요즘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나에게 얼마나 남아 있을까를 자주 생각하곤 한다고 해요. 점점 연로해지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그 소중하고 아까운 시간을 내가 그냥 흘려 보내고 있지 않나 싶다고요. 부모님과의 시간이 중요함을 더 많이 느끼는 남편은 요즘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종은님 친정 아빠만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하고 산책을 다녀오신대요. 친정 아빠는 물론 기억을 잘 못하시지만 그렇게 짬을 내서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신랑이 참 고맙고, 종은님도 어떻게든 그런 시간을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해요. 


독일 뮌헨에 사는 레퍼런서 민경님은 다음 문장으로 시작하는 긴 글을 과제로 제출했어요.

“독일과 한국 그 사이 어디에서 떠돌며 살아가는 우리의 정착지는 어디일까?”

지금은 성인이 되어 다른 대륙에서 대학생으로 지내는 아들과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를 생각하며 과거의 민경님은 언제나 걱정이 많았고, 많은 일들이 스스로가 정한 기준에 못 미쳐서 못마땅했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두려웠다고 고백했다.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지만 민경님은 아직도 미래가 두렵고 걱정되고 가끔은 초조하다고.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현재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요즘의 이야기도 적어주셨어요. 현재를 즐기지도 못하고 불안하고 걱정했던 당시의 미래 즉, 지금도 이만하면 잘 살고 있다는 생각에 현재를 즐기겠다는 다짐도. ‘다 잘 될 거야!’라는 막연한 긍정으로 앞날을 위해 많은 경험을 쌓고 있는 20살 성인이 된 아들과의 짧고 굵은 시간도, 앞으로 얼마나 살게 될지 모르는 아름다운 독일도,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가는 형제자매와의 시간도 속속들이 즐기기엔 너무나도 바쁘다는 민경님 이야기가 현실 무한 긍정으로 반갑게 들렸어요.


레퍼런서 자영님은 초등학교때 <모모>책을 알았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고 했어요. 오래전 소설이고 영화도 무척 예전 영상처럼 보였지만 지금 시대상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대요. 요즘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고 효율성만을 생각하지만 정작 마음(애정, 친밀감, 사랑)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요. 일과 육아를 함께하는 자영님도 아이들과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때가 있다며 이 기회에 감사한 것들을 적어 주었어요.

1) 좋은 동료들과 일하고 있어 육아에 대한 문제를 이해받고 업무 조율이 가능해 아이들을 소홀히 여기지않고 있다는 점에 감사해요.

2) 언제든 전화해서 이것 저것 이야기할 수 있는 엄마와 언니가 있다는 점이 감사해요.

3) 때때로 이해 못하는 순간이 있지만, 언제든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남편에게 감사해요.

4) 응급실 한번 가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준 아이들 존재 자체로 감사해요.

이렇게 적은 것들은 늘 함께하는 것이지만, 적지 않으면 이 감사가 흘러가 버릴 테니 적어보았다는 자영님. 오늘 남은 하루에서 소중하고, 감사한 것들을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많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모두에게 전했어요.


레퍼런서 지선님은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여러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 정리할 엄두가 안나셨대요. 사후 글쓰기 과제로 다음 이야기를 쓰셨어요.‘당장의 가치를 해칠까봐 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달리지 못한 게 인생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쪽’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끊임없는 데드라인과 시험 등이 있는 모든 것을 피해왔고 출산 후에도 당장 아이를 직접 키우고 아이와 시간 보내는 것이 우선이어서 직장이나 일을 내려놓는 것이 어렵지도, 아쉽지도 않았다고요. 다만 문제는 일이나 명함, 사회적 역할과 자리가 없이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인간형이라는 자각을 뒤늦게 하게되었다고 해죠.

관심과 가치관에 맞으면서 그 과정에도 즐거움이 있는 아무거나를 정해서 베포 할아버지 말씀처럼 그냥 아무 생각없이 관두지 말고 쭉 했어야 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어요. 무언가를 정해서 해나가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조바심, 자책, 불안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후회된다고요. 순간순간 나에게 주어진 사람, 자원, 감각, 소중한 순간들에 대해 가끔 감사하단 생각은 들었지만 온전히 느끼며 충실하게 그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요. 이제는 스스로 이런 걸 조금은 알아서, 이만하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고 감사하게 잘 살고 있다, 그래도 아이도 키우고 어딘가에서 먼가를 하며 안 망하고  잘 살아왔다, 지금부터는 조금이라도 좋다 싶으면 그냥 당장 눈앞의 것만 보고 그냥 해야지. 이런 다짐을 다시금 또 해보게되었다고 해요.


살롱지기 소영님은 스토리살롱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나눠주었어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는건 그건 결국 시간을 쓰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사람의 얘기를 들어서 우리는 자꾸 피드백을 하고 해결책을 만들어주려고 하지만 결국 사람을 만나 변화시키는 거는 그 시간에 머물러 주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또 해보게 되었다고요. "사람 앞에 존재로 머물러주는 일을 포기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다고 해요.


일, 육아, 자기계발 등 하루 24시간이 늘 부족하다 느끼는 바쁜 일상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정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도 해요. 하지만 살롱에서 레퍼런서 여러분들과 깊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또 이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서로와 서로의 존재로 시간과 에너지를 조금씩 내어주는게 정말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글/편집: 창고살롱지기 혜영


* 시즌7 스토리살롱 <모모> 인스타 후기는 아래 참고해 주세요.

https://www.instagram.com/p/C9J_sqdP6NU/?img_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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