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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챙키스 Dec 26. 2022

방귀

아들아,


오늘은 아빠의 평생 난제인 방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빠의 방귀량은 실로 엄청나서, 너희 엄마는 아빠가 방귀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면 크게 성공했을 것이라고까지 했단다. 


방귀가 많았던 아빠는 학창 시절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꾀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나이가 들면서 많은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어 너희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부디 너희들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


손자병법의 모공 편에 의하면, 지피지기(知彼知己) 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가 방귀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면 이 문제를 다소 해결하기 쉬워지지 않을까 하여 먼저 방귀가 생성되는 이유와 종류에 대해서 먼저 짚어 보고자 한다. 


방귀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서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의 이상분해로 인해 생성이 되는데, 단백질의 이상분해로 인해 생기는 방귀는 양이 소량인 반면 냄새가 지독하고, 탄수화물의 이상분해로 인해 생기는 방귀는 양이 많은 반면 냄새는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한다. 전자의 경우는 어쩌다 한 번 방귀가 나오니, 화장실 같은 곳에 이동하여 방귀를 처리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폭발적으로 생기는 방귀를 위해 계속 화장실에 갈 수가 없으니, 소리 없이 방귀를 처리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방귀를 처리하지 못하고 계속 참으면 속이 꼬이는 느낌이 들거나 속이 쓰린 느낌이 드는 등 추가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방귀를 마냥 참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방귀는 그 생성을 사전에 막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방귀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이상분해로 인해 생기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위나 장에서 소화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음식물을 입에서 천천히 꼭꼭 씹어서 최대한 많이 소화시켜서 내려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식을 하지 않음으로써 위나 장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빠의 경우는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다소 역부족이어서 결국은 사후 처리 방법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발전시켜 보았다. 아빠의 경우는 단백질의 이상분해로 인한 방귀보다는 탄수화물의 이상분해로 인한 방귀가 많았던 것 같다. 따라서 계속해서 생성되는 방귀를 제때 처리했어야만 했다. 하지만 우리가 공부하는 환경은 방귀 앉은자리에서 처리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따라서 아빠는 장이 꼬이는 경험을 많이 했고, 따라서 따뜻한 물을 지속적으로 마셔서 일시적으로 속을 달래야 했단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따뜻한 물이 일시적으로 속 쓰림과 장의 뒤틀림을 막아줄 수는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고 원천적인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아빠에게 있어서 답은 많은 양의 방귀를 소리 없이 해결하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알려주는 2가지 방법은 정말 소중한 노하우니 많은 연습을 통해 실전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효과적인 방귀 뀌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하나는 의자의 재질이고, 다른 하나는 가스를 배출하는 자세이다. 먼저 의자의 재질이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다니는 학교와 학원의 의자는 나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딱딱한 판으로 된 의자는 방귀에 있어서는 천적이다. 이러한 딱딱한 판은 방귀를 뀔 때 울림판으로 작용하여 방귀의 소리가 더욱 크고 멀리 퍼지게 만든다. 따라서 어느 정도 쿠션이 있거나 아니면 방석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 방석도 가죽으로 된 것은 가스를 배출할 수가 없으니 피해야 한다. 천으로 된 방석이 약간의 쿠션을 가지고 있으면 방귀 소리를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된다. 두 번째로 방귀의 자세는 이 쿠션을 잘 이용해야 하는 자세여야 하는데, 흔히 방귀 고수들이 이야기하는 한쪽 엉덩이 들기 방법은 쿠션을 활용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그 다지 효과적이지 못하고, 한쪽을 들어서 공간을 만든 후, 쿠션 사이에 가스 배출구를 살짝 데어주어야 가스의 배출과 소음 제거가 동시에 효과를 볼 수 있단다. 


사실 방귀는 생리적 현상이라 당연한 현상이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트림, 방귀 등을 다소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노하우를 전달해서라도 혹시라도 너희가 받는 고통을 덜어주고 싶구나. '아빠가 방귀로 왜 이렇게 심각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다행이다. 너희는 이런 고통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겠지...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자면, 단백질의 이상분해로 인해 생기는 인돌이라는 성분이 방귀 냄새를 지독하게 하는데, 이 농도를 줄이면 향수의 원료로도 쓰인다고 한다. 여기서 아빠가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은 정도의 차이로 인해 어떤 사건은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고 괴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귀를 생각하면서 한 번 더 지혜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사랑한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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