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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Jan 29. 2024

욕망, 쾌락 그리고 중독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하나의 은하가 하나의 세계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은하는 하나의 세계인 샘입니다. 부처님은 은하 하나하나가 각 하나의 세계라 말했습니다. 각 세계에 3개의 영역 즉 삼계(三界)가 있습니다. 그걸 욕계, 색계 그리고 무색계라고 합니다. 그건 불경에 설명된 우주입니다. 그중 우리 인간들이 사는 이곳이 바로 욕계입니다. 


왜 욕계라고 부르는걸까요? 욕계에 사는 거주민들 즉 우리 인가에게 욕망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음식을 탐하고, 잠도 자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출가자는 개인차는 있겠지만 음식과 잠에 욕심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반대로 출가자는 돈보다 아마도 음식과 잠에 욕심이 더 큽니다. 또 인간에게는 명예에 대한 욕심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욕이 있습니다. 그게 인간의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욕계라고 하는 겁니다. 고급 자동차와 더 비싼 집을 갖고 싶어하고, 보석도 좋아합니다. 좋은 향기를 맡길 원합니다. 온갖 류의 욕망이 있습니다. 인생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온종일 이런 욕망에서 다른 욕망으로 옮겨다닙니다. 

그런데 이 욕계에 여섯 개의 천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육욕천이라 부릅니다. 그중 두 번째 천상이 바로 기독교의 신이 사는 곳입니다. 불교의 우주관에서는 기독교의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게다가 그는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사실 불교인이 기독교인을 미워하거나 거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천상의 신은 아주 선하고, 원래부터 추종자가 많습니다. 그건 원래부터 그런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중 몇 명이 우리한테 가끔 와서 자랑합니다. "스님! 내가 믿는 천신을 믿으면 기적이 생겨요!"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좀 전 언급하였듯 욕계에는 이 육욕천 외에도 여러 개의 천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욕계 맨 꼭대기에 여섯 번째 천상이 있습니다. 거기엔 천마들이 삽니다. 욕계의 가장 높은 곳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들을 어째서 천마(天魔) 즉 ‘천상의 마구니Heavenly demons’라고 부를까요?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들로부터 쾌락을 훔쳐가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우리에게 대마초 같은 걸 소개해줍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대마초 등 여러 환각제를 하고서 쾌락을 경험합니다. 그러면 그들 천마도 그 쾌락을 경험합니다. 뿐만 아니라 천마는 더 높은 강도의 감각적 경험에 관심이 많습니다. 소소한 쾌락으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천상의 마구니들은 늘 더 높고 강력한 걸 원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들이 쾌락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게 우리가 몸을 해치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쾌락에 쉽게 빠지고 중독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하자. 이정도는 괜찮아'라고 생각하면서 쉽게 멈출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중독 중 최악은 바로 이 천마들의 조종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서 그 쾌락을 훔치려고 그런 중독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이 감각적 행복을 경험하는 방법입니다. 중독은 쾌락의 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천마가 원하는 바입니다. 고취되는 그 경험 자체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이 끌리는 그런 중독이 천마들을 흥분시킵니다. 그게 그들에게 매우 강력합니다. 그래서 천마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그 중독입니다. 중독은 사실 쾌락으로부터 끌려가는 것입니다. 약물에 취해서 느끼는 쾌락은 중독에 비하면 천마에게는 소소합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게임을 생각해보십시오. 게임이 얼마나 중독적인가요? 소셜미디어는 어떤가요? 우리가 이런 것들에 빠지면 아무 생각없이 많은 시간을 허비합니다. 그리고 멈추지 못하고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런 중독에 빠지면 해야할 일은 미루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계속 그것만 생각합니다. 이런 중독에는 어린이와 어른에 구분이 없습니다. 그게 바로 천마를 자극하는 겁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여러가지 중독은 모두 천마의 조종 아래 있습니다. 우리는 마약이나 게임뿐 아니라 술, 향기, 음식에도 중독됩니다. 사실 스트레스와 우울증 때문에 더 생깁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생각해보십시오. 건강을 헤치는 여러 음식과 양념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음식 중독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의 영향이 큽니다. 우리가 기분이 안 좋으면 뭔가를 먹고 마십니다. 기분이 나쁘면 뭔가 먹고 싶습니다. 이런 모든 일들은 욕계에서 일어납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욕계에서 늘 흐트러져 있습니다.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번 무언가에 집중하려고 하면 욕망에 관한 생각이 올라와 우리를 끌고 가버립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흐트러져 버립니다. 그래서 우리의 세상을 욕계라 부릅니다.


*참고법문: 영화 스님의 ‘천상에 대한 불교의 견해’(2015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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