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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리 Oct 22. 2019

백수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일기장을 가장한

나의 꿈은 돈 많은 백수. 자기 계발과 취미생활로 하루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창의적이며 창조적인 직업이라 느껴졌다고나 할까?

물론 난 돈이 많지는 않았지만 상관없다. 돈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가지고 싶고, 쓰면 쓸수록 더 많이 쓰고 싶어 지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절대적인 돈의 양보다는 가진 것에 대한 만족도가 중요할 것이다.

물론 통장 속 잔고는 만족하리만큼 금액 역시 아니었다. 100만 원을 가지고 한국을 떠나 2년간 세계 25개국을 여행했던 내가 아니던가. 다른 건 몰라도 적은 돈으로 오랫동안 놀고먹을 자신은 있었다.



우리 모두는 어렸을 때부터 적성의 중요성을 배워왔다. 모두가 좋은 직업이라고 입을 모아 말해도 피를 못 보는 사람에게 의사는 최악의 직업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꿈꾸는 백수 역시 내게는 최악의 직업이었다. 백수라는 직업은 내게 맞지 않았다. 놀고 먹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넘쳐나는 시간과 남아 도는 에너지때문에 몸이 근질근질해 참을 수 없었다. 잘 먹고 잘 자니 몸은 하루하루 건강해지지만 정신적으로는 점점 피폐해져만 갔다.



내게는 에너지를 쏟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난 초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미술이 얼떨결에 '전공'이 되었다. 남들보다 그림을 조금 잘 그렸기 때문에 미대에 갔을 뿐이었다. 당연히 적성 따위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긋지긋한 백수생활을 끝내기 위해 무작정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금세 흥미를 잃을게 뻔했기 때문이다.

29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나의 적성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나의 적성... 부끄럽지만 살면서 수 없이 써온 단어지만 정확한 뜻을 알지 못했다. 사전을 찾아보니 일정한 훈련에 의해 숙달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뜻한단다.

정성을 알기 위해 나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유의미한 경험부터 생각해봐야했다.


*장점

긍정적, 낙관적

친화력, 유머감각

도전적, 진취적


*단점

금세 만족하고 흥미를 잃음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계획성과 꼼꼼함이 부족함


*특이사항

디자인을 전공함

영어로 막힘없이 의사표현이 가능함

세계여행을 경험함

에세이를 출간함


반복적인 일,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일, 꼼꼼하게 수를 다루는 일은 무조건 피해야 되리라. 사람들과 부딪히며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기획하는 것이 나의 적성을 살려 일하는 동시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 결론 내렸다. 그 대상이 해외면 더 좋고. 이젠 나의 적성을 직업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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