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의 애국심
고학년과의 수업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나는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쉽고 명확하게 가르치는 것을 잘한다. 가정과 학원에서도 쉽지 않은 것을 깔끔하게 이해시켰을 때, 나를 바라보는 30여 명의 반짝이는 눈동자에서 보람을 느낀다.
1학년은 쉽지 않다. 세상 모든 일들이 문제 상황인 데다가 자기가 생각한 대로 결론이 나길 바라는 마음들이 커서 모두를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런 나는 1학년 ‘우리나라’ 교과서를 가르치길 기다린다.
우리나라는 답이 있다. 선생님GPT뿐만 아닌 책, 영상 등의 사료가 많다. 선생님의 설명과 이어지는 부분을 찾아냈다며 역사책을 들고 와서 친구와 서로 자랑해 댈 때 뿌듯함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한두 개의 질문과 답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조각들의 인과관계가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연결되는 순간 아이들은 독립투사가 된다.
우리나라는 하나로 모은다. 집중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감동하고 반성하면서 결국엔 우리나라 하나로 모여지는 마음들이 감동적이다.
우리나라는 삶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꼬물이들을 보면 대견스럽다.
“김치랑 한복을 자꾸 중국이 가져가려고 해.”
“중국 싫어.”
“우리 숙모 중국 사람인데…….”
“너희 숙모는 다르지! 너희 숙모는 착해!”
“우리나라 음식이 최고야!”
“피자 치킨은 건강에 좋지 않아, 먹지 말자!”
“우리 엄마 이번에 피자집 새로 차렸는데…….”
“너희 피자는 다르지! 너희 피자는 건강하지!”
“독도는 우리 땅이야, 일본은 반성이 없어!”
“일본 나빠.”
“우리 엄마 일본 사람인데…….”
“너희 엄마는 다르지! 일본 사람도 다 다르고……, 우리나라 사람도 다 달라!”
다문화 시대다.
우리 것을 소중히 하고 역사적 의미를 지켜내는 뿌리 교육도 중요하다.
다양함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섞여 발전하는 조화 교육도 중요하다.
탄탄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촘촘하게 세계시민성을 채워가야겠다.
연속 3번이나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우리나라 가르치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