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작가의 캐나다 일상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것을 기점으로 자가격리가 생활이 되어버렸다.
마트와 식료품점 이외에는 거의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식당은 온리 투고만 가능하다.
놀이터와 공원도 폐쇄되어 갈 수 있는 곳이 없고 기껏해야 동네 산책 정도이다.
아이들도 미칠 지경이고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큰 아이는 일주일에 한두 번 온라인 수업을 한다.
그것도 겨우 30분.
나머지 모든 교과과정은 초등 1년인 아들은 부모가 같이 해주어야 한다.
난데없는 홈스쿨링이다.
아직 영주권 취득 전인 나 같은 이민자들의 경우 아주 힘든 시기이며,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며칠 전 BC 주지사는 다음 학기도 정상화되기 힘들 거라고 발표했다.
조기 유학을 온 가정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길어야 2,3년 계획해서 왔는데 일 년 이상을 홈스쿨링을 해야 한다면 영어는커녕 감옥 생활하듯 어디 한번 여행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행히 한국은 정상화되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이곳 북미지역은 암울한 상황이다.
여기에서 2시간 거리인 미국의 시애틀에 사는 후배의 말에 의하면 미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고 한다.
뉴욕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인 아내의 친구 말에 의하면 뉴욕의 병원에서 하루에 100명씩 죽어나간다고 한다.
한 병원에서 말이다.
외출할 엄두는 나지 않지만 마트는 가야 하니 한번 나가면 넉넉히 사 온다.
하지만 대부분이 아이들 간식이다.
7살, 5살인 아이들은 하루 종일 엄청 먹어댄다.
과자만 먹일 수도 없으니 간식해대는 것도 일이다.
베이킹은 캐네디언의 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담임선생님이 엄마랑 베이킹을 했냐고 물어볼 정도이다.
어느 날 신세계백화점 몽슈슈의 도지마 롤이 먹고 싶었다.
취미가 요리인지라 도전해보았다.
두 번의 시도에서 한 번은 성공했다.
케이크 시트의 반죽이 키포인트였다.
엄청난 설탕이 들어간다.
케이크가 살찌는 이유를 알겠더라.
물론 애들은 아주 좋아한다.
운동을 못하니 몸이 삐그덕 거림은 나이를 실감하게 한다.
날이 좋으면 아이들과 산책도 한다.
최근의 한 달은 이사한 지 얼마 안 되어 차고에 쌓여있는 남은 짐 정리를 했다.
집안 정리만 한 달, 남은 짐은 차고에 쌓아놓았다가 정리를 했다.
몇 주는 걸린 듯하다.
아이들은 물장난하고 그림 그리고, 난 내 작업실 짐을 정리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자가격리 중에도 작업은 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당분간 한국에서 항공택배를 받을 수 없어서 당장의 크리스털 수급은 불확실하다.
그래도 다음 작업의 고민은 즐거운 편이다.
이민자의 고민은 스트레스지만...
어느 맑은 날은 거실 카펫을 청소했다.
몇십 년 묵었는지도 모를 때가 잔뜩 끼어있어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세척과 건조가 동시에 된다고 하는 청소기이지만 말리는데만 이틀 이상 걸렸다.
보통은 건조에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2층은 대부분이 카펫이라 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항상 청소기를 가지고 다니는 듯하다.
카펫 문화는 아직 적응하기 힘들다.
요즘은 캐나다도 새로 짓는 집이거나 리노베이션의 경우 대부분 마루로 한다.
이사하자마자 뜻하지 않게 집안일만 하게 되었다.
아이들도 집안에서만 있게 되어 각자의 방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 주고 놀거리들을 만들어 주었다.
쉽지 않은 날들이다.
9월에도 학교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니 큰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님이 계신 한국은 정상화가 되었다니 안심이다.
작업은 커녕 집안일하고 애들 공부시키다 세월이 다 가겠다.
하루빨리 안정화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