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어느날, 점을 봤다.
아, 나 지금 뭐하는 거지? 소질도 없는데...
시간만 버리고 있는거 아닐까?
-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 되게 긍정적이네?
(대뜸? 이렇게? 벌써? 대박! 용한데?)
- 아! 저요? 그렇죠? 제가 긍정적이에요.
- 뭐가 문제야? 뭐가 궁금해요?
- 저는 글을 쓰는데, 생각보다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올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해요.
- 롤모델 있어요?
- 저요? 아..김은숙 작가가 멋있고...뭐, 그렇게 되고 싶긴 한데...그건 좀 힘들 것 같고. 최근에 읽은 책 중에 황....
(갑자기 말을 자르며 정색을 한다.)
- 왜요????? 왜 안 된다고 생각하죠?
왜! 본인의 한계를 벌써 그었죠?
왜, 우리 작가님은 김은숙 작가 같은 스타 작가가 되면 안 되나요?
- 아....................................
아ᆢ그렇죠. 될 수도 있겠죠. 김은숙.
그러니까요..되면 좋죠.. 아..
- 저, 글을 쓰고 싶은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해요.
- 뭘 쓰고 싶은데요?
- 저, 원래 글쓰기 전에는 동화를 쓰고 싶어서 써봤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소질도 없는 것 같고. 에세이랑 단편, 장편 쓰고 있어요. 아직 쓴지 얼마 안 되서 뭐에 소질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 직업은 잘 골랐네, 잘 쓰겠어, 다. 원래 글을 쓰면 스트레스 받는데, 본인은 글 쓰면서 막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지??
- 아! 네. 맞아요.
- 그래, 잘 할거야. 잘 맞아. 근데 지금 쓰는 장편은 무슨 내용인데?
- 자기 꿈을 쫒는 어떤 여자의 고군분투를 담았는데.. 쓰다보니..로맨스도 좀 있고.
- 그것도 좋네. 그것도 잘 되겠어. 그것도 좋긴 한데, 혹시 퇴마록 알아요?
- 퇴마록요? 알죠. 근데 왜요?
- 퇴마록 같은 거 써볼 생각 없어요?
- 아....................... 제가요? 퇴마록을요?
- 본인 상상력이 좋아. 그런 거 잘 쓸거 같은데.. 지금 그게 보여서.
- 아...네... 그죠.. 쓰면 좋죠.. 아... 근데... 그런 상상력이...제가?!.... 있나요? 제가..있을까요?
그리하여,
동화작가가 되고 싶던 어떤 여자는
김은숙을 꿈꾸다가 김은희가 되기로
진로를 수정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아직은
아주아주 답답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