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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 Jan 26. 2023

겨울이야기 1-바람이 분다

북쪽에서 떠나온 한 줄기 바람이

우리집에 다다르자 커다란 파도가 되었다

시린 숨을 내뱉으며 맹렬하게 달려들어

닳고 닳은 창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덜컹이는 문을 뒤로한 채

그의 입은 나를 향한다

거무튀튀한 그의 달음박질에 얼어붙은

나를 단숨에 먹어치우고는

유유히 현관으로 걸어나간다

나의 육신도 겨울바람이 되어

좁디좁은 방을 떠난다

겨울바람은 자유의 바람 어디든 갈 수 있는

그리하여 모든 곳에 닿을 수 있고

그래서 더없이 외로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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