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한 번 더 진짜 마지막이에요." "이렇게 운동하면 진짜 짜릿하지 않아요? 정말 개운하죠" "아쉽게 하면 다리 뻗고 잠을 못 자겠어요."
"선생님 진짜 죽을 거 같아요 살려주세요."
"회원님 절대 죽지 않아요."
살랑이는 자연을 벗 삼은 숨쉬기 운동만 하고, 찰랑찰랑한 순두부를 온몸에 치덕치덕 고이 간직한 내가 일주일에 5일 점핑 하러 간다는 그 자체가 위대하고 자신감에 벅차 오운완을 외치는 맛으로 산다. 아이들을 학교 보내기가 무섭게 운동채비를 꾸려 집을 나선다. 진작에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서울대를 갔을 텐데라고 중얼거리지만 이미 20년 전도 더 지난 일을 후회한들 어쩌겠냐며 까르르까르르 웃으며 그마저 좋다고 5, 4, 3, 2, 1 횡단보도도 100m 계주선수인 듯 달려 나간다. 9시 30분이 되어 조명이 켜지면 죽음의 50분이 시작된다. 50분만 이겨내자를외쳐보건만 마음과 몸은 따로 놀고 다리가 좀처럼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질 않는다.
소나무처럼 우직하게 늘 묵묵히 그러면서도 팔팔 날아오르는 공작새 선생님수업이다. 진짜 죽었다. 시작부터 두려움에 빠져들지만 공작새선생님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올 수가 없다. 빨강, 옐로, 때론 핑크, 블랙, 요일별로 바뀌는 오색찬란한 브라탑과 나시, 센스감각이 돋보이는 레깅스, 쇼츠, 치마까지 패션감각 저리 가라 선명한 복근 위에 입혀지는 옷은 모델이 따로 없다. 옷만 예뻤으면 회원들, 아줌마들의 뒷다마의 대상이었을 텐데.... 점핑 하는 실력과 자기 관리, 우리를 채찍질하며 점핑을 당기는 실력은 챔피언감이다. 옷만 화려한 게 아닌 얼굴도 너무너무 예쁜데 공부도 진짜 잘해 재수 없다가 부럽다 못해 우러러보는 존경심이절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선생님이다. 그래서 좋게 좋게 생각하게 되고 봐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행복한데 점핑만 시작하면 땀을 뚝뚝 흘리며 슈퍼울트라 폐를 달았는지 힘든 내색 없는 강철로봇이 된다. 나는 한곡만 해도, 워밍업만 해도 미춰버릴꺼같은데...."이제 몸 풀리셨죠"라며 생글생글 웃는 선생님의 모습은 너무 매정하게만 들린다. 그렇게 뛰고 연이어하는데도 미소와 함께 복근은 더 짙어진다. 대체 사람인가 기계 인가 싶도록 동작 하나하나를 쿠욱쿡 짚어가며 에지 있고 우아하게 내려찍는 손동작, 다리 점프와 웨이브는 그저 주저앉아 손을 흔들며 구경만 하고 싶게끔 만든다. 그러던 찰나 또 나만 동작이 이상한지 성큼성큼 다가오신다.
'제발 제발 아' 오지 마세요. 잘 할게요 제발'
"한번 더 한 번 더 진짜 마지막이에요."
"할 수 있어요 다리 더 높이 높이 더더더"
"여러분이 하는 만큼 살이 빠지는 거예요."
나는 힘 빠진 내장근을 끄집어내어 아랫입술찔끔물고 젖 먹던 힘까지 이 악물고 뛰기 시작한다. 표정만으로는 국가대표 금메달 선수다. 난 오늘 이것으로 이번생 운동으로 족하다 싶은 마음만 든다. 거의 매일 나에게 다가오시지만 가끔 저 멀리 가버리시면 또 사람이 웃기게도 그렇게 아쉬울 수 없다. 이런 생각하는 내가 미치광이다. 도대체 얼마를 해야 나도 웬만한 회원들처럼 뛸 수 있을까? 걸을 힘도 없어 휘청거리며 짐을 주섬주섬 챙겨 나가니 "회원님 제 사랑받으셨죠?" 라며 쌍하트를 날려주신다. 너무 힘든데 미워할 수 없는 그녀이다. 도망치고 싶다가도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그 열정까지도 닮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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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도전한다는 것, 열정을 다해 뛰어 본다는 것, 너무 힘들지만 그 수업시간만큼은 나도 선생님처럼 뛴다. 나도 저런 몸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을 가지고 나아간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해도 지금 동작이 엉망일 지라도,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이마저도 용이 된 사실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지만 워낙 밑바닥 체력, 젓가락 다리라 이게 늘 최선이였다고 속으로 외친다. 정말 운동은 너무 싫다. 너무 너무 힘들다. 하지만 미스터리인것이 못하는 운동을 하면서 에너지, 활력이 생긴다. 점심밥 숟가락 들 힘이 없어도, 정작 오후 일하러 가선 지쳐 맥아리없이 늘어지는 나를 보자면 웃기지도 않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고 도전하고 이겨내볼 열정근육이 생긴건 분명하다. 한참 코로나로, 육아로 지쳐 힘들었던 나는 우울감과 슬픔의 지하세계에 빠져 나올수가 없었다. 그러던 내가 운동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면서 일의 능률, 에너지 포텐이 터지기 시작했다.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고, 아이들을 더 잘 챙기게 되고, 살림도 더 씩씩하게 굳건하게 해 나가는 모습이였다. 많은 책들을 읽으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 공부잘하는 두뇌를 위해서는 운동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다. 운동하는 사람이 머리가 비었다는 말은 이제 무식한 말이 되어버렸다. 지식적이고 전략적인 사람은 그 이상의 것들을 위해 운동과 독서과 필수 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아직 걸음마, 아니 뒤집기 단계이지만 깨작깨작 나 자신을 위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100세의 나를 위해, 멋지고 자신감 넘치는 나를 위해, 아침에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준비하는 나를 보며 오늘도 달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