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성냥팔이 소녀'에서 소녀는 환상을 본다. 성냥에 불이 붙은 짧은 순간. 갈매기 맛집을 소개 받았다. 소개해 준 분은 아직 그곳에 가보지 못한 것에 놀라워했다. 서둘러 도착한 식당 앞은 이미 대기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기를 굽는 바쁜 손길과 식당 안에 가득 찬 연기, 소주 한 잔을 들고 뭔가를 얘기하는 사람들. 그때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예전 내가 모시던 팀장님. 마침 그날이 생일이라 아침에 카톡으로 즐겨 마셨던 스벅 커피 쿠폰을 드렸고, 조만간 술 한잔을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좋아하던 분이기에 어렵고, 반갑고, 죄송한 마음. 선뜻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잠시 식당 옆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같이 가기로 한 분에게 연락이 왔다. 왜 안 오냐고. 멀리서 찾아온 것이기에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 자리도 딱 그 테이블 뒷자리.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분은 내가 아는 분이 아니었다.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었던 것. 주위에 있는 사람도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성냥팔이 소녀처럼 잠시 환상을 본 것이다. 잠깐 기분이 이상했다. 자리에 앉아 갈매기를 먹으며 생각했다. 역시 이곳 갈매기는 최고라고.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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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다래끼를 째서 눈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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