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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효진 Nov 12. 2020

2021년 미리 시작하기

마음가짐 고쳐먹는 방법

의식적으로 능동적이고 밝은 사람으로 행복해야겠다 싶다. 억지 웃음으로도 진짜 웃음에서 만들어내는 호르몬을 생성하더라는 연구결과를 보면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서울로만 가면 된다는 식이 장땡인듯 하다. 


뭔가 해보겠다고 공표를 하고 나면 그 과정에 대한 자기 검열이 있는데 그 기분이 부담감이나 스트레스같은게게 된다해도 꼭 나쁘지만은 않다. 뭔가 내가 눌리는 맛이 있는데 그걸 버티고 어떻게든 한짐 덜어내는 과정이 있다보면 그 후에 찾아오는 즐거움같은 것이 은근 중독적인 탓이다. 누구나 그런게 조금씩 있지 않나.  


물론 무엇인가 시작을 하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고 그걸 하겠다고 계획을 세워나가는 것도 성취하는데 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무언가 늘 시작하고 또 소박하게라도 일을 맺곤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스스로 빛이 난다고 해야 할까. 그 긍정적인 기운이 주변에 없던 힘도 만들어 내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작고 소소한 성과를 채워 나가는 일상을 계획해야지. 그리고 그 성과들이 모여서 큰 성과가 될 수 있게 노력해야지.


그런 사람과 가까이 있는 사람은 그 덕에 에너지를 받는다. 태양 주변을 맴도는 우리 행성들처럼 그런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아서 자기 스스로 사부작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 안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작은 성과들이 만들어지고 그걸 다시 그 사람에게 선보이기도 하고 하면서 하루하루 의미있는 일상이 채워지는 것 같다. 


문득 11월이 되었고, 알게 모르게 나는 코로나블루를 겪었던 것 같고 다행히 요즘은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이 들어서 의욕이 올라오고 있다. 그 좋은 기분을 내 일상에서 세세하게 나누어 써야 하겠는데 감상에만 머물러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게 될까 걱정이 생겼다. 


그래서 문득 다가올 내년의 계획으로 막연하게 하루를 보낼 것이 아니라 미리 2021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슬픈 이별 노래에는 오늘이 12월 31일이고 내일은 내년이 아니라 12월 32일이라지만, 나는 오늘부터 2021년 1월이라고 생각하고 두달 보너스로 내년을 살아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써야 하는 보고서나 논문, 어쩌면 생각보다 급하게 써야할지도 모르는 책, 그 전에 만나보아야 할 사람들에게 미리 연락을 드려보는 것 등 꼭 해야하는 것들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하는 데 이 시간을 잘 써보겠다. 


혼자 생각이지만 은근 괜찮은 생각 아닌가 싶다. 연말은 눈쌓인 조용한 밤이 그려지지만 연초는 새가 날아드는 아침이 떠오르는 것 처럼 그렇게 두달을 더 바짝 보내게 되면 내년은 조금 더 자신감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내년의 계획이 막연하게라도 있다면 나처럼 당장 지금부터 내년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마음먹기에 따라 안달복달 조금 더 집중해 볼 수 있는 속임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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