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불꽃놀이

by 돌강아지



전에 살던 집에서 불꽃놀이를 본 기억이 난다.

지역 축체가 있었다.

불꽃놀이를 하는 줄 몰랐는데 밖에서 펑펑 소리가 들렸다.

집에 있던 언니랑 나는 옥상으로 우다다 뛰어올라갔다.

새로 지어진 빌라 때문에 조금 가려지긴 했지만

불꽃이 보였다.

하트 모양, 스마일, 불꽃이 낳는 무수히 많은 불꽃...

불꽃으로 저런 모양을 만들어내다니...!

인간은 참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꿈속 같았다.

디즈니 만화 같았다.

공주와 왕자, 요술쟁이가 정말로 있고

요정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동물들이 말을 하고

'모두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가 진짜로 이루어질 것 같은 세상. 그런 느낌이 들었다.





불꽃을 보는데 앞집 남학생도 자기 집 옥상에 올라와 불꽃을 보고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마주친 적 없고 인사해본 적도 없는데 옥상에서 만나니까 뭔가 민망하면서도 갑자기 친근감이 들었다.

불꽃에서 조금 시야를 넓히니까 사람들이 보였다.

멀리 옥상에서, 마당에서, 빌라 창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사람들.

문득 우리 모두가 강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만큼은 순수하다고.

드문드문 버섯처럼 옥상에 서있는 사람들이 귀여웠다.

우리가 전깃줄처럼 연결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사는 세상도 불꽃놀이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꿈속에서라도 매일 불꽃놀이를 봤으면...




그 집에서 이사 오기 얼마 전에

파종한 채송화 새싹이 많이 나서

집 뒤 주차장 빈 터에 몇 개 심어주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뭐하냐고 묻길래

채송화를 심는다고 하니까

고양이가 다 파헤칠 거라고 했다.

고양이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무의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