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게으름의 산물이다
평소 아침을 먹지 않는다.
공복에 녹차를 조금 마실 뿐이다.
대신 점심과 저녁은 먹고 싶은 음식을 양껏 먹는다.
기름진 것을 좋아하지만 16시간의 공복을 유지하는 이러한 식습관 덕에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내가 오동통 살이 오르는 때가 있는데 바로 조식이 포함된 호텔로 여행을 갈 때다.
특히 돈이 아깝지 않게 많이 먹어둘 필요가 있어(쉽게 말해 뽕을 뽑기 위해) 전채요리부터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먹는다. 4박 5일의 일정이라면 평소보다 어림잡아 3000 kcal 정도는 추가로 섭취하게 되다 보니 살이 찌는 것이다.
어느 여행 끝 뽀얘져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 나는 깨달았다.
아, 부지런하면 살이 찌는구나.
가장 살을 빼기 어려운 유형의 사람들은 부지런히 챙겨 먹는 사람들이다. 소위 ‘맛잘알’이라 불리는 이분들은 (맛있게) 먹기 위해 발생하는 귀찮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7첩 반상 아침밥을 챙기거나 야밤에 배달앱을 켜 무엇을 추가하고 뺄지 고심하는 수고로움 따위는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냉장고 열기가 귀찮아서, 가스레인지 켜기가 귀찮아서, 설거지가 귀찮아서, 심지어 배달음식을 받으러 나가기가 귀찮아서 대충 때우는 나 같은 인간만이 마를 수 있다.
그러니 사람들이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나에게
“그리 부지런하니 날씬하죠.”
라고 하는데 이것은 큰 오산이다.
게을러서 날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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