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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럭바라 Apr 10. 2020

살 빼는 게 제일 쉬웠어요

운동이 지루하다면 차라리 나는 춤을 춘다

중독을 뜻하는 'addict'라는 라틴어 'addictus'에서 유래했다. '헌신하다', '묶이다'라는 뜻이다.
<움직임의 힘> p.91


누구나 불필요한 살은 빼고 싶다. 하지만 마음만 있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고 갖가지 핑곗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움직이는 게 세상에서 제일 귀찮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모든 개인의 삶을 존중한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자유를 누릴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하고 싶은 것만 추구하다 아프면 삶의 가치는 떨어진다. 또 개인이 아프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피해를 받을 확률이 높다.


<대화의 희열 2>에 한혜진이 출현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한혜진은 세계적인 모델이다. 그에 맞게 한혜진은 혹독하게 자신의 몸을 관리한다. 모델에게 몸매 관리는 숙명이기 때문이다. 데뷔 21년 차인 한혜진의 과거 몸은 근육 없이 마르기만 했다. 하지만 현재는 식단관리와 2시간 운동을 통해 탄탄한 몸을 갖게 되었다. 한혜진은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거울에 비친 본인 몸이 마음에 드세요?', '세상에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내 몸밖에 없다.', '사랑, 일, 인간관계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사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 인생 터닝포인트는 군대에서 식스팩을 만든 것이다. 체력 전교 꼴찌인 내가 운동 출신인 후임보다 오래 달리기 기록이 좋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자 무서울 게 없었다. 그 뒤로 자격증, 시험, 하고 싶은 것 등 실패하더라도 부딪힐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한혜진 말처럼 세상엔 내 뜻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자기의 몸도 마음대로 컨트롤 못하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그 뒤로 살 빼고 싶다면서 항상 그대로인 사람 말은 믿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제일 쉬운 것도 행동으로 못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는 운동 중독이다. 시간이 절대 없더라도 적어도 팔굽혀펴기 한 개 이상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일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헬스장에 나가고, 일요일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땀을 흘린다. 운동을 안 하면 불안하고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또 일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집중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운동하는 건 좋지만 주변에서 심하게 중독 같다며 놀리거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도 속으로 운동 안 하면 불안한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해 운동을 의도적으로 안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자기 전에 운동을 하고 말았다.

책 <움직임의 힘>을 보고 운동 중독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중독은 안 좋은 의미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중독의 어원을 보면 '헌신하다', '묶이다'라는 뜻이다. 운동에 있어 중독은 긍정적인 의미이며, 여기서 헌신은 보상체계의 주요 기능이라고 한다. '규칙적 운동은 사랑에 빠지게 하는 뇌의 역량을 활용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을 증진하는 관계에 즐겁게 헌신하도록 이끈다.'(p.93) 이 문구를 보고 정말 기뻤다. 이제 당당하게 운동 중독이라고 외칠 수 있다!


운동은 또 다른 휴식이다


책에서 운동할 때 음악 듣기의 장점을 설명한다. 그러나 나는 상황에 따라 음악을 끄기도 한다. 우선 지루한 유산소 운동이거나 산책을 갈 때 이어폰을 끼고 운동을 한다. 음악으로 흥을 돋우기 위해서다. 유산소 운동을 힘들게 하고 싶을 땐 외부 음악을 들으며 전화를 한다. 말을 하면서 걸으면 재밌고 힘들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을 할 땐 아무것도 듣지 않는다. 호흡에 집중하고 다음 동작을 계속 머리에 그리기 때문이다. 외부 음악은 내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로 듣지만 잘 들리지 않는다. 나는 상당히 무겁게 들기 때문에(본인 기준) 자칫하다가 다칠 수가 있어 최대한 집중하려고 음악을 피한다. 흥이 많기 때문에 아는 음악이 들리면 깝죽(?) 대는 경향이 있다.


운동(움직임)은 나에게 휴식이다. 휴식이라는 개념이 하던 일에서 벗어나 쉬는 것인데, 사실상 머리에 남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휴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머리가 안 돌아가면 반대편 뇌를 쓰는 일로 바꾼다. 그러다가 몸이 뻐근할 때 운동을 통해 휴식한다. 운동을 하면 잡생각이 거의 나지 않아 사살상 나에게 휴식이자 재생 활동이다. 나는 하루 정한 일을 끝날 때까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일을 하는 편이다. 따로 휴식 시간을 내는 것보다 하루 계획을 다 끝내면 계획을 추가하지 않고 하고 싶은 활동을 한다.


껍데기는 가라


나는 한국에서 운동과 식습관이 아직 일반인들에게 어렵거나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어떤 운동을 하던 목적은 건강이어야 한다. 하지만 껍데기를 중시하는 자본주의자들의 마케팅으로 보이는 몸이 건강하고 부러운 몸이 되었다. 그들의 몸은 건강한 몸이 아닐 확률도 많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초보자들에게 자신의 운동 수행 능력을 자랑하고 남을 무시하는 것이 화가 난다. 모든 사람들이 식스팩을 가질 필요가 없다. 건강하고 무리하지 않는 활동과 건강한 식단이 우선시돼야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다.


나는 건강과 관련한 글을 자주 쓴다. 운이 좋게 다음 포털에 내 글이 올라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줬다. 첫 번째 글은 계단 오르기에 관한 것이다. 굳이 돈을 투자하지 않고 안전하게 초보자가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글로 썼다. 댓글로 감사의 표시와 계단 오르기를 하겠다는 독자들을 보면 뿌듯하다.


두 번째 글은 다이어트 식단에 관한 비판 글이다. 운동, 잠, 식단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도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무늬만 건강한 식단을 하면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대부분 하기 때문에 현실 가능한 식단이 필요하다. 또한 극단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을 조금씩 줄여가며 하나씩 식단을 바꾸는 일반식이 훨씬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적합한 식단이다.


Shall we Dance?


학창 시절부터 의도치 않게(?) 춤을 춰 본 경험이 몇 번 있다. 춤을 1도 모르지만 춤을 추다 보면 재밌는 요소가 많다. (고난도 춤은 못 추지만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화면 속 사람과 동작이 일치할 때 짜릿함과 리듬이 맞는 쾌감은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면 더 재밌다. 같이 하는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더 깊게 맺을 기회가 많아지고, 커뮤니케이션도 자주 해 대인 관계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함께 땀을 흘린 동지애까지 느끼니 춤을 춰 본 적 없는 사람에게 꼭 추천한다. 현재 대부분 집에 갇혀 살고 있는데 가족과 같이 즐거운 댄스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굳이 함께가 아니어도 된다. 사람에 늘 치이거나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혼자 춤을 춰도 된다. 개인의 성향에 맞게 하면 된다. 나는 함께 추는 춤도 좋지만 가끔 미치고(?) 싶을 때 집에서 좋아하는 아이돌 춤 영상을 따라 춘다. 우리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고 눈치를 많이 본다. 하지만 가수 할 것도 아니며 완벽할 필요도 없는데 그저 즐기면 된다!


누구나 뺄 수 있다


나는 주변 사람들의 살을 빼는데 도와준 경험이 있다. 하지만 모두 성공한 건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한혜진 말대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분노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소 냉정하고 혹독하게 운동을 같이 한다. 과거엔 내가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 그런 부분이 있어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인생이 무기력하거나 비만이 심한 경우기 때문에 절실하다. 그들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에 피도 눈물도 없을 만큼 시켰다. 나는 운동은 재미없고 힘들게 하기 때문에 나와 운동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사람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운동의 쾌감은 비교적 적지만 나는 변화하는 거울 속 모습으로 동기 부여를 계속했다.

하지만 운동만 해선 살을 절대로 뺄 수 없다. 식단 조절을 해야 되며 잠도 잘 자야 한다. 나는 방법론적인 것보다 살을 빼야 하는 이유를 주로 알려준다. 그렇게 하다 보면 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들을 피하게 된다. 건강에 좋은 음식은 상대적이고 몸에 적용해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밀가루, 튀긴 음식, 나쁜 당 등은 누구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다면 먹어야 할 음식보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좋다.

도와준 지인들이 몇 달 후 30kg 이상 빼거나 비만에 탈출해 보이지 않았던 인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인들은 모든 행동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넘쳤다. 성공을 맛 본 후에 자신이 하는 대부분 일에 좋은 성과를 냈다. 사실 누군가에게 돈도 받지 않고 살 빼는 것을 도와주는 건 힘들다. 하지만 지인이 성공했을 때 쾌감과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낀다. 3~7년이 지났지만 아직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멋있게 살고 있는 지인들이 자랑스럽다.


사회적 '움직임의 힘'
연민의 감정으로 모금하는 건 그만하자 / 출처 책 <블루오션 시프트>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는 자선 활동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 자선 단체는 유명인을 내세우거나, 불쌍한 사람들을 화면에 비추는 동정심(감정 소구)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드는 데 비해 효과는 점점 떨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기부금을 빼돌리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제일 유명한 자선단체에서 기부금을 횡령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피해는 고스란히 지원금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돌아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6Y5evUs-viw

Youtube Channel 'Comic relief Schools'


영국의 코믹릴리프라는 자선단체는 성공적인 모금 행사로 유명하다. 2년에 한 번 빨간 코의 날로 지정해 전 국민이 빨간 코를 하루 종일 달고 노는 것이다. 빨간 코 수익 100%를 기부금으로 사용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기부금과 2년에 한 번씩 열리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이 날만큼은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축제를 즐긴다. 학교 아이들 뿐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우리나라도 현재 다양한 자선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으로 달리기를 통한 자선 활동이다. 이 외에도 좋은 활동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달리기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약자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도움만 받는 사람이 아닌 함께 즐기고 사회에 가치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는 자선 활동들이 필요하다. 더 이상 투명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동정심에만 호소하는 광고는 보고 싶지 않다. 자선 활동의 인식 틀을 깨야 한다.


생각보다 움직임의 힘은 강하다. 대부분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줄 것이다. 몸 하나 못 바꾸면 힘든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다. 그러나 몸 하나 바꾸면 세상을 살게 하는 큰 원동력을 줄 것이다. 살 빼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쉽다.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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