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환 Jul 09. 2018

독서모임

#잡문 #또잠안옴

<편하게 읽는 모임> 을 꾸리고 시작한 지 4년이 넘어가고 5년 째를 바라보고 있다. "그거 아직도해?"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나서서 "같이 할래~!" 라고 말하는 친구들은 극소수이다. ㅎㅎ 사실 이번에 잠깐 쉴까도 많이 고민했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었을까?


https://brunch.co.kr/@choikop/15


https://brunch.co.kr/@choikop/17


두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1. 총괄 운영을 다른 친구에게 넘겨주면서 애착이 조금은 떨어진 점.


애착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정리하자면,  

- 저번 모임은 결혼하고 나서, 참석률이 나도 좀 낮았다. ㅠㅠ

 - 모임이 "내 손을 떠났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  나 역시도 구성원들에게 참석할 유인을 좀 덜 주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며, 구성원들도 참석을 조금 덜하게 되었다. 그리고 참석을 해서도 예전만큼 오랜 시간 뒷풀이 하지 않고 집에 가며, 서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2. 지식의 역설.

앞선 두 모집 글에서 달라진 부분으로는, 첫 글에서는 조금 더 지식에 대한 부분이 컸고, 다음 글 에서는 구성원 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 더 컸다. 특히, 공식적인 글로 소개하고 받아보면서, "무엇보다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점" 이 좋다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그 장점이 조금 희석되었던 것이 18-1 모임의 단점이었다.

 18-1 시즌 첫 도서가 <번역전쟁> 이었다. <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  <싯다르타> / <자기앞의 생> 등. 다수결로 도서가 선택되기 하지만 나도 투표할 떄 다른 시즌 때 보다는 18-1 시즌에서는 "깊이가 있는 책을 골라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장점이 희석된 느낌이었다. 여지가 사라지고, 빈틈이 사라진 느낌이랄까.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를 "더 똑똑하게 라는 점에 주안을 두면 안된다." 라는게 지금의 생각이다. 최근 강연을 기획하고 진행해보면서 지식적으로 뛰어나서 그 강연이 좋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강연이 좋았던 이유를 잘 돌이켜보면, 그 저자의 서사가 좋았던 적이 훨씬 더 많다. 똑똑해지기 위해 강연을 듣고,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그저 스터디에 불과하다. 언제든 빠질 수 있는? 그런 동질의 류 같은? 그거 한 번 빠진다고 삶이 급격하게 달라지지도 않는다. "저자의 서사 속에 내가 들어가고 싶다." "이런 과정을 거쳐가며, 다음에 달라질 저자가 궁금하다." 라는 생각이 들 때 그 강연이 좋았다.

 

 이전의 <편하게 읽는 모임>들에서 기분좋음을 느꼈던 이유는 서사를 잘 들을 수 있었고, 그 서사와 관련된 각자의 경험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책 <경애의 마음> 모임을 하면서 다시금 떠오르게 되었다.


안소현 작가 作 (pinkwall)



“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오히려 둘의 연대를 가둔다

“상처를 공유한 사람으로서의 연대 등이 이성애 못지 않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봉인했다.

하마터면.

마음을 다하다.


오늘 모임에 나왔던 소설 속 "기억하고 싶었던 문장"과 "찡했던 이야기" 들이다. 생각과 마음 에 대해서 정리해야 하지만, 마음에 계속 걸려서 다 읽지 못했던 <경애의 마음> 을 읽고, 조금씩 남겨봐야 겠다. 책이 좋았기에 서사를 더 잘 들을 수 있었던 오늘의 모임이었다.


 여튼 오늘 모임을 하면서, "조금은 더 진득하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 이제는 잠을 잘 수 있길.



P.S 1. 기존에 하셨던 분들 다음 시즌에 다시 하고 싶으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ㅎㅎ 게스트도 가능합니다


P.S 2. <경애의 마음> 이 생각보다 반응이 확 오지 않은 이유?!

2_1. 문장과 사건이 걸려서 잘 못 넘어간다. 다 읽은 사람들이 적어서 바이럴이 덜 된건 아닐까?

2_2. 단편에서는 형식 상의 특성인지 몰라도 "대사" 가 많지 않은데, 힘을 준 "문장(대사)" 가 많아서 다소 다르게 느껴진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모임 中)


P.S 3.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하다" 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P.S 4. https://www.opengallery.co.kr/artist/A345

안소현 작가의 다음 책 표지가 궁금하다.


P.S 5.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36434311&orderClick=LAG&Kc=

더 잘되었으면 좋겠고, 마케팅 비용을 더 쓰는게 답은 아니겠지만 많이 알려졌음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그냥이라 말하기엔 진지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