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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환 Nov 01. 2020

메모

짧게 적어봤던 아기 100일 즈음의 메모이다. 


1. 조리원 2주, 관리사님 2주의 기간이 끝나고 도움 없이 둘만의 육아가 시작되었다. 난 아직도 서툴고 잠도 많고, 특정 순간에 참을성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다.


2. 빈말이 아니고 모든 부모님들을 다시 한번 존경한다. 어떻게 키워내셨을까. 주위 분들은 어떻게 유난 낼법한데 조용히 묵묵히 키우고 계실까. 지금도 자유로 퇴근길에 묶여 있는 남편 없이 혼자 집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내를 존경한다.


3. 우린 잘하고 있는지, 못하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 지도 고민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럭키는 사랑스럽다. 사랑스러운 모습을 위해 보챔의 시간을 견뎌야지만 럭키는 사랑스럽다. 촉촉하면서도 약간의 우윳향이 나는 아기 냄새를 풍기며 자고 있는 럭키는 사랑스럽다. 가끔은 머리 한 대 쥐어박고 싶지만서도. 


4. 좋아하는 루틴이 생겼다. 원래 집안일 중 수건 접는 시간을 좋아하곤 했는데, 거기에 이어서 한 번에 분유 스푼 평행 맞추기, 아기 손수건 펴기 가 좋아졌다. 트림시키기도 잘 될 땐 좋지만, 요새는 좀 힘들어해서 패스.


5. 마지막으로 놀고 싶다. 아내랑, 혼자서, 친구들이랑 어떻게든 좋으니 놀고 싶다. 시간을 자유롭게 쓰다가 한정되어 있으니 더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기나 보다. 아내도 얼마나 놀고 싶을까. 나도 이런데 말이지. 그렇게 tv를 좋아하는 아내가 tv 보는 시간도 줄어들고 방도 잘 못 나가는 모습을 보면 투정 부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놀고 싶다.


 일단 버텨보자. 그러다 보면 조금씩 시간이 나겠지? 


글을  마무리하 버스에 있는 1시간 반 중 1시간이 지난 지금 남은 30분, 눈을 붙여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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