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고야 Mar 19. 2024

으악! 무시무시한 도마뱀이 나타났어요

필리핀 은퇴이민 생활기

필리핀에는 도마뱀이 많습니다.

심지어 집 방안 벽이나 천장에도 조그마한 도마뱀들이 많이 기어 다닙니다.

이 도마뱀들은 모기나 날벌레 같은 것들을 잡아먹고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이로운 동물입니다.

필리핀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며, 신발 가방 옷 등 여러 가지 제품의 디자인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근데 얼마 전부터 집에서 기르던 병아리와 오리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엔 오리 3마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군요.

집 펜스를 넘어 나갔는지, 아님 고양이가 잡아먹었는지... 도무지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보라색 병아리 1마리가 또 사라졌습니다.

참, 이상하다...... 

그러던 며칠 전 Ate Ann이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에 나가보니

세상에!!!!!!

오리가 놀고 있던 조그마한 물웅덩이에 커다란 도마뱀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마치 악어처럼 생긴 무시무시한 놈이 오리 5마리를 꿀꺽 통째로 삼키고 배가 불러 움직이지도 못하고 갇혀있더군요. 


이 도마뱀은 꼬리 힘이 악어처럼 대단해서 잘못 맞으면 큰 상처를 입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 자란 큰 놈은 길이가 약 3미터, 몸통 둘레는 어른 허벅지 두께 정도 된다고 하는군요.

우리 집에 들어온 이 놈은 아직 새끼인데 길이가 약 1미터 정도 됩니다. 

아들 민이와 조카 욱이와 힘을 합쳐서 제압을 한 후 쌀포대자루에 담아서 꺼냈다가 플라스틱 어항에 넣어두었는데 화가 나서 꼬리로 한번 내리치니 바닥에 금이 쩌억~

안 되겠다 싶어서 싸움닭 매어두는 줄을 가지고 머리와 몸통을 묶어 가두어 놓았습니다. 

이 도마뱀은 중국인들이 몸보신용으로 좋아하는데 마치 닭고기 같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탕을 끓여 먹거나 바비큐구이로 해 먹는다네요.

큰 놈은 가격이 3천 페소 정도...(약 7만 5천 원) 

아무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옆집 꾸야(Kuya)를 주었습니다.

맛있게 요리해 먹겠지요. 


필리핀에 살다 보니 별일을 다 겪습니다. ㅎㅎㅎ

참 재미있는 하루였습니다.


이전 03화 갈기갈기 찢어진 타이어 - 어째 이런 일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