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마을은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어 옛 시골마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소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을 올라 정상을 넘어가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마을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골내음을 맡으며 꽃길을 걸어가다 보면 고향집 같은 분위기의 음식점이 발길을 이끈다. 평상 기둥에 줄줄이 매달린 양은주전자와 양은냄비가 참 정겹다. 짧은 등산 후 시골집에서 맛보는 갖가지 나물이 들어간 산채비빔밥은 정말 맛있었다.
모처럼의 쉬는 날을 맞아 아름다운 가을을 느끼러 춘천의 유명한 관광지인 강촌에 있는 문배마을을 가보기로 계획하였다. 이마트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구곡폭포 주차장까지 바로 가서 입장권을 구입하러 갔더니 춘천시민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게 웬 횡재인가? ㅎㅎ
옆에는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노란 은행잎이 흐드러지게 떨어진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눈앞에 펼쳐진 울긋불긋 가을 풍경에 황홀해진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마다 예쁜 가을이 나를 반긴다.
[강촌 문배마을로 올라가는 산책로의 가을정취]
문배마을은 지금부터 200년 전부터 산속 분지에 마을이 형성되면서 이 지역산간에 자생하는 돌배보다는 크고 일반 과수원 배보다는 작은 문배나무가 있었고, 마을의 생김새가 짐을 가득 실은 배모양을 닮아 문배라는 마을의 명칭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 높지도 않고 또 그리 낮지도 않은 1.2Km의 산길을 약 35분~40분 정도 힘든 줄도 모르고 한발 한발 정상을 넘어가면 마치 "웰컴 투 동막골"이란 영화의 배경과 같이 속세와 동떨어진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이 쫘악~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문배마을인데 한씨네, 장씨네, 신씨네, 이씨네, 김가네 등 주민들의 성을 딴 맛집들과 큰집, 통나무집, 촌집, 문배집 등의 특색 있는 음식점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옛 고향집 같은 정취가 물씬 풍겨서 단골로 가끔씩 들르는 한씨네 집에서 늦은 점심으로 산채비빔밥, 도토리묵무침, 칡전등을 동동주와 곁들여 정말 맛있게 먹었다. 코로나 이후로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질 않아서 힘들고 외롭다는 주인 할머니의 말씀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를 구경하며 여유롭게 가을을 느껴보았다. 이 아름다운 가을도 곧 우리 곁을 떠나고 살을 에이는듯한 추위와 하얀 설경의 계절이 불현듯 찾아올 것이다.그 전에 맘껏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