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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역하는 엄마 Feb 20. 2021

통번역대학원 입시는 어떻게 준비하나요?


이번 주부터 일주일에 두 편씩 번역업, 혹은 번역가에 대해 여러분이 주로 궁금해하시는 내용을 중심으로 연재 글을 쓰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두 번째, 통번역대학원 입시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다만, 이 내용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통역과와 번역과 중 번역과를 중심으로 써내려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번역하는 엄마는 통번역대학원 입시를 어떻게 준비했나요?


저는 2010년부터 입시를 준비해 1년 재수 끝에 2011년 입시에 합격을 했습니다. 꼭 10년 전이네요. 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찬찬히 풀어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배경부터 간략히 말씀드리면, 외고와 외대에서 모두 언어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나 '말과 글을 사용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오랜 바람은 그리 쉬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2~3년 나름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저는 상황에 떠밀려 스물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일반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 후로 3년간 직장 생활을 했네요. 물론 언어와는 전혀 관계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다 서른을 1년 앞둔 어느 날, 결혼이 결정되면서 제 커리어 또한 중대한 기로를 맞습니다. 당시 저와 남편은 둘 다 일주일에 사나흘은 야근을 하는 상황이었고, 결혼 후에도 이런 생활을 지속할 순 없다는 생각에 뭔가 결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대로 야근에 찌든 생활을 지속할 것이냐 vs. 더 늦기 전에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도전해볼 것이냐. 다행히 지금의 남편인 당시 남자친구는 제 꿈을 지지해 주었고, 저는 그렇게 '무작정'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서른을 6개월 앞둔 스물아홉 예비신부는 나의 꿈을 향해 과감히 사표를 던졌답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지금 이창용 어학원의 전신인 은천성 영어사랑입니다. 아마 그 즈음 통번역대학원 입시를 준비하신 분들이라면 너무도 익숙한 곳일 겁니다. 당시 강남역에는 통대 입시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학원이 두 곳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영어사랑입니다. 저는 당시 통대 입시에 먼저 성공한 친구의 추천으로 이창용 선생님, 양시래 선생님에게 각각 통역과 번역 수업을 들었습니다. 첫 수업의 아찔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영어를 좋아하고 '나름대로' 잘한다고 생각했을 뿐 통역도 번역도 전혀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저는 그때부터 입시 준비에 그야말로 '올인' 했습니다. 하루 종일 학원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아침 일찍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끝나면 빈 강의실이나 자습실, 복도를 돌아다니며 공부를 했습니다. 적절한 소음이 있는 개방된 곳을 선호하는 편이라 저한테 딱 맞았던 것 같아요. 수업 내용을 철저히 복습하고, 모르는 건 반드시 알고 넘어갔어요. 혼자서 정 해결이 안 되는 건 선생님께 꼭 여쭤봤고요. 스터디도 종류별로 서너 개씩 병행하며 온종일 영어에 파묻혀 지냈습니다. 아마 고3 때 이후로 뭔가를 그렇게 열심히 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입시를 준비한 첫해, 그러니까 2010년도에 한국외대에서는 처음으로 번역과와 통역과를 분리해서 학생을 선발했어요. 이화여대는 진작부터 분리해서 선발을 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서울외대나 당시 신설이었던 중앙대 등은 통/번역을 합쳐서 선발을 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택한다는 건 제게 다소 모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첫해에는 통역에 중점을 두고 번역과 병행해서 한꺼번에 준비했어요. 수업도 양쪽 모두를 들었고요. 그러다 입시 준비 두 번째 해에는 오직 한국외대 번역과를 목표로, 방향을 좁혀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통번역대학원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앞서 언급했듯 제가 합격한 해는 벌써 10년 전입니다. 그만큼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입시 전형도 많이 바뀐 것으로 압니다. 다만 통번역대학원은 탁월한 영어실력이 가진 인재를 뽑아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는 구체적인 스킬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응시자에게 요구되는 점은 크게 달라진 게 없을 것 같아요. 대학원 졸업 후 통역사 혹은 번역사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자질 또한 크게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여기서는 그런 관점에서, 제가 중점을 두고 공부했던 기본 축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탄탄한 영어 실력입니다. 이건 너무도 당연한 말이겠지요. 그런데 통번역대학원 입시라는 구체적인 방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탄탄한 영어 실력을 쌓는 방향도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제 경우 '듣기는 완벽하게, 말하기는 최대한 쉬운 단어로 정확하게 구사'하는 걸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소위 '국내파'로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해외파가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영어 구사에 있어 해외파를 따라잡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 나름의 전략을 세운 셈입니다.


완벽하게 듣고 최대한 쉽고 정확하게 말한다는 목표를 정하자 공부가 한결 쉬웠습니다. 우선 듣기 훈련은 학원 수업을 듣고 철저히 복습하는 데 주력했어요. 하도 많이 들어서 거의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다음으로 쉽고 정확하게 말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제가 선택한 건 '통암기'였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많은 자료를 보기보다 한 가지를 봐도 깊고 오래 보는 걸 선호했어요. 내 손안에 들어온 자료는 '씹어 먹는다!'라는 각오로 끊임없이 읽고 따라 하며 외웠습니다.


탄탄한 영어 실력이 하나의 기둥이라면 또 다른 기둥은 탄탄한 한국어 실력입니다. 영어와 한국어의 비중을 놓고 본다면 5:5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번역가에게 한국어 실력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한국어 지문을 영어로 요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지문 또한 한국어로 옮기는 문제가 나왔었는데, 이때 핵심은 '제시된 지문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나의 언어로 풀어내는가'입니다. 지문에 사용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가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만 추려 간략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한국어가 풍부해야 합니다.


한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제가 공부했던 방법은 주로 사설 및 칼럼 요약과 신문 읽기였습니다. 제 경우, 과거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며 논술과 작문 쓰기 연습을 그야말로 '지겹도록' 했기 때문에 따로 글쓰기 연습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본기가 없는 분이라면 글쓰기 연습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컨대, 양질의 한국어를 많이 채우고(input), 그것을 다시 뱉어내는(output)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 무슨 한국어를 익히고 연습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말의 언어와 글의 언어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이렇게 해서 오늘은 통번역대학원 입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제가 10년 전 합격수기로 썼던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해당 글로 넘어갑니다!


번역하는 엄마의 영어공부 노하우 (ft.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합격 수기, 이창용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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