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지니 Nov 25. 2023

내 삶에 처음 들어온 캐나다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나는 여름 휴가를 어디로 떠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한동안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7년만에 다시 해외로 떠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부풀었다. 


여러 영어권 나라 중 나는 캐나다를 선택했다. 캐나다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내 머릿속에 저장된 캐나다=자연이라는 단순한 공식 하나만으로 캐나다를 선택했다. 


도심 한복판에 살면서 흙과 숲과 함께하는 자연주의 교육을 바라는 것은 내게 꿈 같은 얘기였지만 가슴 속에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순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로망이 있었다. 


캐나다는 나의 가슴 속 로망을 자극하며 살며시 내게 다가왔다. 

드디어 한국 땅을 벗어난다는 설렘을 갖고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4인 가족의 비행기 티켓 발권을 마쳤으니 여행 준비의 절반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 가족이 머무를 숙소를 검색하고 아이들과 방문할 관광지의 일정을 짜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설렘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여행을 두 달쯤 앞두고 첫째 아들의 왼쪽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의사는 아들의 팔 수술을 하고, 몇 달 뒤 철심을 제거해야 하므로 해외 여행은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밴쿠버 자연 속에서 온 가족이 함께 거니는 모습을 상상했던 그 해 나는 팔 수술을 마친 아들과 여의도 성모병원의 한 병실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나는 캐나다가 우리 가족과는 인연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아들의 팔 부상으로 인하여 캐나다는 5박 6일의 짧은 여행이 아닌 해외 살기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줄 당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전 01화 직장인의 치열했던 삶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