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마, 오늘 저녁 뭐야?"
"콩나물국밥!"
"앗싸!!!"
날이 쌀쌀해지면 우리 가족의 평일 저녁 중 하루는 무조건 콩나물국밥이다.
사실 날이 쌀쌀해지는 때뿐만 아니라, 일 년 내내 중 일주일에 한 번은 콩나물국밥을 먹어왔다.
어느 때에는 피곤한 월요일 저녁 외식으로, 또 어느 때에는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리고 대부분은 첫째인 초롱이가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먹어왔다.
내가 결혼하고 나서 발견한 가성비 맛집 콩나물국밥집이니 벌써 13년째 단골인 이곳은 그 당시 3,800원에서 지금은 7,000원까지 거의 2배 가격이 되었지만, 이제는 우리 가족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맨 처음, 콩나물국밥이 3,800원을 할 때는 나름의 특별한 날에는 오징어 숙회도 곁들여서 먹곤 했다. 하지만 그 당시 7,000원이던 오징어숙회도 어느새 가격이 올라서 이제는 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우리는 오징어숙회는 마트에서 생오징어를 싸게 팔 때 손질해서 냉동실에 얼려 둔 다음, 오징어숙회가 먹고 싶을 때 한 번씩 데쳐 먹곤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빠가 해주는 오징어숙회가 제일 맛있다고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가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남편과 둘이서 먹던 콩나물국밥 2그릇과 오징어숙회의 추억이 생각나곤 한다.
초롱이가 3살이 되었을 때, 콩나물국밥을 조금 주었더니, 너무 맛있다면서 그때부터 콩나물국밥 국물에 밥을 말아서 나름대로 한 그릇씩 뚝딱 먹곤 했다. 그리고 점차 크면서부터 언젠가 우리가 먹는 뚝배기 하나를 다 먹겠다고 했고, 8살부터는 혼자서 한 뚝배기를 뚝딱 먹기 시작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초롱이를 봐 오신 사장님께서는 초롱이를 보고선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너는 나중에 학원 끝나고 한 그릇씩 먹고 가! 아줌마가 엄마에게 네가 먹은 그릇 다 체크해 둘께! 먹고 싶을 때마다 와서 먹어!"
이 근처는 학원이 많다 보니, 중고등학생들은 은근히 한식을 많이 먹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학원에서 식사시간이 있는 저녁에는 중고생들이 혼자와 서도 먹고, 친구들과도 와서 많이 먹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인근 수지구청에도 있는 비슷한 콩나물국밥집에도 직장인들로 보이는 어른들 말고도 어린 학생들이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초롱이는 자연스럽게 한 뚝배기를 완뚝하면서 자라고 있다. 그리고 초롱이 동생인 초콩이도 자연스럽게 돈까스에서 콩나물국밥으로 메뉴가 바뀌면서 오늘은 누나처럼 뚝배기 들고 국물 다 마셔보고 싶다고 한다.
'우리 초콩이도 이제 다 컸네! 원래 콩나물국밥은 뚝배기 들고 국물 마시는 게 최고지!'
목요일은 초롱이가 제일 바쁜 날이다. 수학학원과 수영이 끝나면, 여유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저녁을 먹고 한우리에 가야 하는 날이라 우리는 늘 목요일이면 콩나물국밥을 먹곤 한다.
"엄마 오늘 저녁 뭐야?"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물어보는 초롱이는 나의 대답을 듣자마자 온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콩나물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