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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레 May 09. 2023

해변에서 해변으로 떠나는 여행

19. Punta Ristola SntaMaria di Leuca

  풀리아 주의 바다는 어디든 맑고 색이 예쁘다. 차로 달리다 보면 황량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남쪽 해안은 맑은 물에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들이 이어진다. 우리는 몇 곳의 해변에 들른 후 치과에 갔다가 외딴 바닷가의 작은 주차장에서 잤다.


  치과에 간 것은 자꾸 재발하는 남편의 치통 때문이었다. 피아첸차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던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탓에 먼저 로마에서 통증이 재발했었다. 치과는 못 가고 약사에게 물어보고 약을 바꿨었는데 얼마 전부터 또 통증이 시작돼 버린 것이다. 상태를 확인하고 약을 또 바꿔야 했다.


  처음 갔던 치과에서는 검사와 약 처방에 10만 원 정도를 냈었기 때문에 치과에 다녀온 남편에게 얼마나 냈냐고 물었는데, 남편에게서 “Niente.”, 한 푼도 안 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뭐라고?” 놀라서 물었더니, 의사 선생님이 진료비는 됐으니 풀리아에서 좋은 시간 보내고 가라고 하셨단다. 예상치 못한 호의에 마음이 뭉클했다. 사람을 피해 고립되는 여행을 하다 보니, 어쩌다 만나게 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호의에 더 크게 감동하게 된다.


  다음 날은 오전에 잠깐 해변에 갔다가 그 후로는 쭉 달렸다. Punta Ristola SntaMaria di Leuca, 이탈리아 지도에서 부츠 굽 끝에 해당하는 그곳을 밟아 보기 위해서였다. 그곳의 절벽은 황량하고 거칠었지만 아래 바닷물의 색깔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참을 머물다 출발해 동쪽 해안을 따라 올라갔다.


  풀리아 주의 동쪽 해안은 거의가 거친 암석으로 된 절벽이라 오른편으로 보이는 바다를 빼면 달리는 길 자체는 황량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길 위에서는 그 아래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으니, 아무것도 없어 보여도 주차장이 있으면 차를 세워 봐야 한다. 그러면 그 아래 꼭 이런 예쁜 바다가 있다. 우리는 이런 곳이 보이면 차를 세우고 점심을 먹거나 쉬어 가곤 했다.




                                      (전자책 발간 예정으로 이하 내용은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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