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남겨놓은 세월

by Chong Sook Lee


구름이 달을 가리고

지나가는 바람이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쉬고 있습니다

새털 같은 구름이

하늘을 덮었는데

앞으로 가야 하는 달이

발이 묶여서 서성이며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밤새도록

세상을 밝힌 가로등이

깜빡깜빡 졸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이 오기가

무척 힘이 드는가 봅니다

시간은 잘도 가는데

밤이 긴 이유를

아직 모르겠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 초저녁의 고달픔 속에

우리의 삶이 녹아내립니다

지나간 추억 속의 날들은

더욱 뚜렷해지고

기억해야 할 날들은

까맣게 잊어가는 날들이

계속됩니다

왔다가 간 줄도 모르고

그냥 기다립니다

오지 않을 줄 알면서도

그리워합니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흘러가도

다시는 만나지 못하지만

시작은 끝이 있고

끝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사랑하는 마음은

가슴을 파고듭니다


(이미지출처:인터넷)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