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환절기
by
Chong Sook Lee
Sep 29. 2023
아래로
아침 바람이 차다
계절이 바뀌나 보다
앙칼스럽던
겨울바람 때문에
오지 못한 채
머뭇거리던 봄은
뜨거운 바람 되어 오는
성급한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뜨겁던 여름은 영원할 듯
제 자리를 지키더니
어느새 찬 바람 불어
가을이 문턱에 걸터앉아
여름을 쫓아 내려
낮을 줄이고
밤을 늘린다
하늘은 높아만가고
바쁘게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
허공을 어지럽히고
겨울이 그리 멀지 않았다며
성급한 나무들
하나 둘
한잎 두잎 옷 갈아입는다
힘 빠진 잔디는 서걱거리고
잃어버린 세월 아쉬운
중 늙은이 뒷짐 지고
앞마당으로 뒷마당으로
왔다 갔다 하며
언제 이리 세월이 갔느냐고
혼잣말하는데
무심한 참새
대꾸도 없이 날아가버리고
세월이
가져다주는 계절을
끌어안으며
바람은
텅 빈 거리를 뒹군다
(사진:이종숙)
keyword
환절기
가을
공감에세이
83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팔로워
2,906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몸을 움직이면 건강도 따라온다
추석날 숨어버린 보름달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