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by Chong Sook Lee



아침 바람이 차다
계절이 바뀌나 보다

앙칼스럽던
겨울바람 때문에
오지 못한 채
머뭇거리던 봄은
뜨거운 바람 되어 오는
성급한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뜨겁던 여름은 영원할 듯
제 자리를 지키더니
어느새 찬 바람 불어
가을이 문턱에 걸터앉아
여름을 쫓아 내려

낮을 줄이고
밤을 늘린다

하늘은 높아만가고
바쁘게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
허공을 어지럽히고
겨울이 그리 멀지 않았다며
성급한 나무들
하나 둘
한잎 두잎 옷 갈아입는다

힘 빠진 잔디는 서걱거리고
잃어버린 세월 아쉬운
중 늙은이 뒷짐 지고
앞마당으로 뒷마당으로
왔다 갔다 하며
언제 이리 세월이 갔느냐고
혼잣말하는데
무심한 참새
대꾸도 없이 날아가버리고
세월이
가져다주는 계절을

끌어안으며
바람은

텅 빈 거리를 뒹군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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