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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고... 가을이 옵니다

by Chong Sook Lee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다 지치면
여름이 오고
더위에 지치면
가을이 옵니다

세월의 강을 만들어
흐르는 강물 따라
살아온 날들
어제가 되어버린
시간들은 떠나서
보이지 않아도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부드러운

봄바람이 불면

연두색 새싹들이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며 춤추며
앞서고 뒤서고
피어나던 봄

봄을 안고
세상을 안고
기쁨으로 충만하던
녹음진 여름이
살며시 고개 숙이며
가을을
다소곳이 맞고 있습니다

가야 한다면
보내야 하고
와야 한다면
반갑게 맞아야 하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내일
울긋불긋 물들이며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옵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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