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꽃돌이 Sep 30. 2020

나(의)무(언)

Poem

벚꽃이 피고 나무에 새싹이 돋았다
나무의 그림자마저도 초록이 묻어난다
나무도 밤이 되면 눕고 싶을 텐데
서서 자야 하는 나무는 말이 없다

몸이 쑤셔서 전기장판을 켜고 누웠다
한낮엔 그렇게 땀흘리고 다니다 밤엔
왜 이리 추운지 여기가 산속이 맞구나 싶다
나무도 그림자도 밤엔 추울 텐데 걱정이다

추운 겨울엔 따뜻한 햇살이 그립고
더운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찾는다
그러나 나무는 추워도 더워도 말이 없다
나무는 참아냄으로써 말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 때
나무의 하늘을 올려다보려 한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시원하게 한숨
돌려 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_



2018. 4. 10.


- 경북 구미 경운대 기숙사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갈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