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고 나무에 새싹이 돋았다
나무의 그림자마저도 초록이 묻어난다
나무도 밤이 되면 눕고 싶을 텐데
서서 자야 하는 나무는 말이 없다
몸이 쑤셔서 전기장판을 켜고 누웠다
한낮엔 그렇게 땀흘리고 다니다 밤엔
왜 이리 추운지 여기가 산속이 맞구나 싶다
나무도 그림자도 밤엔 추울 텐데 걱정이다
추운 겨울엔 따뜻한 햇살이 그립고
더운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찾는다
그러나 나무는 추워도 더워도 말이 없다
나무는 참아냄으로써 말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 때
나무의 하늘을 올려다보려 한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시원하게 한숨
돌려 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_
2018. 4. 10.
- 경북 구미 경운대 기숙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