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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Apr 27. 2024

영하의 날씨 구독일기:7.지금은 고개를 들고

영하의 날씨 구독일기 : 기록취미




지금은 고개를 들고






저기 차갑고 쓸쓸한 바닥에 고개를 떨구고 웃지 못하는 바람이 있다



같은 공간, 바람을 가슴에 담고 움직이던 가스 물질들은 오직 하나의 소원으로 살아가는 같은 이름이다



바람이 내는 속도에 공기의 흐름은 하나가 되어

언덕 위에 뿌리내린 높은 나무로 다가간다

나무 기둥에 부딪혀본다

나뭇가지에 올라앉아 탄성을 느껴본다

나뭇잎을 들어 깨워본다



쉼 없는 기압의 변화에 화답하는 흔들리는 나뭇가지,

나뭇잎은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다시 바람을 일으킨다



수직과 수평의 마찰이 일어나 공기의 흐름이 갈라져버렸다. 갈라진 틈 사이로 같은 이름을 쓰던 공기의 흐름 하나가 떨어져 나와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려가버렸다. 차갑고 쓸쓸한 바닥에 웃지 못하는 바람이 있다.



고개를 들고 나무 꼭대기에서 흔들리는 나뭇잎을 본다

혼자가 된 같은 이름을 가졌던 바람

꼭대기에 머물고 싶은 바람이 커져간다

그리고,

기다린다.



공기의 흐름이 길을 열어줄 기회를 얻기 위해 시간을 보낸다, 그저 그냥 조금씩 움직이면서.



웃지 못하는 바람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시간에게 여유를 주면 늦더라도 결국은 다시 공기의 흐름을 타게 될 거다. 흔들림이 줄어든 나무의 나뭇가지를 나뭇잎을 만나게 될 테니.



지금은 고개를 들고 웃으면서 움직여 보거라.





김영하 작가의 [영하의 날씨] 7번째 주제는 '십 년'이다.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부족해도 뜨믐뜨믐 이라도 어떤 일들을 하다 보면 결국 잘하게 된다고 했다.

: 지금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 차가운 바닥에 앉아 있어도. 멈추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한다면 5년, 10년 뒤에는 분명히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그 어떤 일을 계속해야겠다.






사진출처: 내 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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