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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우 Jan 25. 2022

결점을 솔직하게 먼저 말할까? 물어보면 그 때 말할까?

 직장인을 위한 심리학 레시피 6

직장인을 위한 심리학 레시피

레시피가 필요한 직장인의 여섯 번째 질문!


"결점을 솔직하게 먼저 말할까? 물어보면 그 때 말할까? "


L전자 수원지점 가전제품 담당 김주임은 영업이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처음 판매업무를 시작할 때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하나 둘 배우면서 매출 올리는 재미도 있고, 고객과 소통하면서 설득하는 것이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았다. 그래서 누구보다 재미있고 열심히 판매업무를 하고 있는데 요즘 고민이 좀 생겼다.

최근 L전자의 핵심상품은 뭐니 뭐니 해도 건조기다. 처음 건조기가 나왔을 때의 문제였던 옷감이 줄어들거나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불합리한 점을 여러 차례 혁신을 거치면서 해결하여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구매하고 있다. 특히 습도가 높은 요즘 날씨가 한창 건조기 구입을 할 때이다.


 그런데 얼마 전 제품 교육을 갔다가 함께 간 교육생이 강사에게 질문을 했었다.

” 강사님 그런데 아직 옷감이 줄어드는 현상이 완벽하게 수정된 것 같지는 않던데요.. “

” 음. 맞습니다. 아직 100% 수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정말 많이 나아졌죠 “

” 그럼 고객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

음.. 강사는 잠시 호흡을 하더니

” 그것은 우리 판매자님 들의 재량에 맡기겠습니다. “

김주임 생각에도 아직 옷감이 일부 줄어드는 현상은 여전한 것 같았다. 문제는 이런 부분을 건조기 판매할 때 말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겼다.

선배들에게 물어보면 사람마다 달랐다. 오 과장님은 물어보기 전에 절대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했고 물어봐도 직접적인 이야기보다는 과거보다 확실히 나아졌다는 점 만을 강조하라고 했다.  이대리님은 나중에 컴플레인받을 수 있으니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도 손님 한 분이 찾아와 건조기 상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질문을 했다.

“근데 건조기가 옷감이 줄어드는 현상이 아직 있다고 하던데 맞나요?”

“아.. 네..  고객님, 과거의 제품에는 그런 현상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 부분이 굉장히 개선되었습니다. ”

상담이 결국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꽤 마음이 찝찝했다.

김주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학 레시피


자신의 제품이나 업무 결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다.

고객에게 이를 제공할 때 어느 정도까지 솔직해야 할까? 이는 신뢰의 문제와 직결되면서 현대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가 있다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옳다.


 정직과 신뢰의 이슈는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거의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히기 때문이다.

 굳이 물어보지 않았는데 애써 미리 단점을 말할 필요가 있을까?

상대는 그만큼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계약을 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묻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보다 일부러 나를 속이기 위해 숨겼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이러한 부족함 때문에 판매자 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져 판매나 설득에 실패할까?

그것은 다른 문제로 보완이 가능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부정성 표시(dispreferred mark) 효과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소비자 심리학자인 라이언 헤밀톤은 “입소문 마케팅에서 부정성 표시의 사용”이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We’ll be honest, this won’t be the best article you’ll ever read: the ust of dispreferred markers in word-of-mouth communication)

 미네소타 대학생 48명을 대상으로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종류의 아이스 쿨러 제품 설명서를 읽게 했다. 두 설명서 모두 제품의 색상, 이미지, 사양 및 고객들의 리뷰가 있었는데 이 리뷰는 온라인 웹페이지 스타일로 별점과 제품 사용 후기가 적혀있었다.

 그런데 하나의 설명서는 사용 후기가 주로 제품에 대해 긍정적 내용으로 진행되다가 뒷부분에 가서 이 제품이 “어깨끈이 없어서 차량이 없이 운반할 경우에는 불편함이 있다” 고 결점을 이야기했다.


 반면 또 하나의 설명서는 비슷한 내용의 긍정적 내용으로 진행하다가  뒷부분 결점을 이야기 하기 직전에 이런 멘트를 넣는다.

 “죄송합니다만~”

 이 제품은 어깨끈이 없어서 차량이 없이 운반할 경우에는 불편함이 있다”  


즉 죄송합니다만 이라는 부정성 표시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였다.


두 설명서를 읽고 난 이후 참가자들은 리뷰어의 성격에 대해서 평가를 했는데 죄송합니다만~이라는 부정성 표시를 하고 나서 제품의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 한 리뷰어가, 그렇지 않은 리뷰어에 비해서 더 호감 있고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제품의 구입 의향과 브랜드 신뢰도도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에 대해서 해밀턴은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 부정성 표시를 사용하여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부정성 표시는 이후 부정적인 내용이 나갈 것이다 라는 경고 신호를 보내므로 듣는 사람의 급작스러운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 부정성 표시를 하지 않은 것에 비해 전달자를 알리기 쉽지 않은 부정적 정보, 즉 정신적, 사회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사람으로 인식시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다.


둘째, 전달자가 부정성 표시를 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사려 깊고 예의가 바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대접받는 느낌을 들게 하여 전달자의 호감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전달자의 호감도 상승은 다시 제품과 브랜드의 매력에 영향을 주어 구매의 직접 동기를 높인다는 것이다.


김주임은 오늘도 건조기를 찾는 고객 옆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 있다.

고객이 질문을 하자 하나씩 제품의 특징과 전반적인 장점들을 설명한다.

고객은 디자인이나 가격, 할인율에 대해서 추가적인 질문을 하면서 설치 공간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한다. 이때 김주임이 한마디를 시작한다.


고객님!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걱정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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