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의식수준의 발전과 감정

나의 의식수준은 어느정도일까요?

제가 어렸을때 집에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과 육이오를 경험한 세대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되었다는 인식을 저희 부모님들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서적 욕구는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졌고, 무시되었습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의식지도로 유명한 분입니다. 아래의 도표가 의식지도인데, 내용을 보면 의식의 수준을 0-1000 의 에너지 수준으로 구분했는데, 이런 의식수준에 따라서 주된 감정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의식의 수준은 자신의 무의식에 있는 것들을 얼마나 의식으로 끌어올렸나로 평가될수 있는데, 수치가 0이라는 것은 모든것이 무의식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의식수준으로 올라온 것이 아무것도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175까지는 생존 패러다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이는 식민지시대와 육이오 전쟁을 치루고 생존만을 위해 살아가던 분들은 많은 분들이 이러한 의식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된 정서상태가 부정적인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먹고사는 것만으로는 살아갈수 없는 존재입니다. 심리학의 애착실험에서 유명한 해리할로(Harry Harlow)의 가짜원숭이 실험이 있습니다. 이 실험을 시작으로 해서 스킨쉽에 대한 연구가 시작했다고 할만큼 유명한 실험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할로는 원숭이 실험을 하기위해 철사로 어미 원숭이의 모형을 만들고 배 앞쪽에 유방형태로 모형을 만들어  젖꼭지를 연결해 그 사이로 젖이 흘러나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가짜 엄마원숭이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마분지로 만든 원기둥 위에 천으로 된 수건을 입혀 폭신한 형태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갓 태어난 붉은털원숭이 새끼들을 골라 두 마리의 가짜 어미와 함께 우리안에 넣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새끼들은 어떤 가짜 엄마원숭이를 더 좋아했을까요? 새끼들은 천으로 만든 폭신한 가짜 어미에게 매달리고, 위로 기어 다니고, 작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살짝 깨물고, 배와 등위에서 몇 시간씩 보내다가 배가 고플 때마다 젖이 달린 철사 어미에게 잽싸게 달려가 허기진 배를 채웠고, 그러고 나면 다시 말랑말랑한 천 어미에게 달려갔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할로는 사랑이 배고품이 아닌 스킨십으로부터 자란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비록 폭신한 어미는 젖이 메말랐지만 새끼는 예전과 다름없이 어미를 사랑했으며, 그 사랑을 기억해두었다가 겉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실험결과를 통해서 아기 원숭이는 배고품보다 더 스킨십을 통해 애정을 느끼고 사람을 느낄 대상을 더 찾는다는 것을 알아낸 것입니다. 


1980년도 루마니아는 독재자 차우세스쿠의 지배하에서 국력을 강하게 한다는 명분하에 인구증가정책을 내세웠고, 결과적으로 많은 고아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아이들은 고아원에서 방치된채로 양육되었는데 보모들은 아이가 울더라도 안아주거나 반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러한 지시에 따라 아이들은 제대로된 양육을 받지 못하고 신체놀이, 안아주기, 관심같은 양육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이 서방의 세계로 많이 입양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많은 아이들은 뇌발달 저하를 보였고 언어습득도 늦어지는 증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감정적 관심과 인지적 자극 없이는 정상적인 뇌발달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보 마떼 (Gabor Mate)가 쓴 The Myth of Normal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트라우마를 Large-T Trauma와 small-t trauma로 나누어서 설명을 했습니다. small-t trauma는 심각한 위협이나 학대가 없지만, 자기 자신과 연결되지 않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이러한 것은 애착의 문제에서 야기되는데 육체적인 스킨쉽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인 형태의 친밀감이 없는 가운데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설명을 하면서 재미있는 예를 듭니다. 사람은 폐가 공기를 원하는 것처럼, 애착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동물중에서 가장 오랜시간동안 무기력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하는 인간은 애착을 원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삶의 필요조건이며, 이러한 관계가 보호자와 맺어지지 않을 경우 뇌의 뉴런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으며 이러한 애착의 문제는 성장해서 인간에게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애착이 잘못될경우 잘못된 아이들은 그러한 고통을 견디기 위해서 잘못된 대처전략을 만들게 되고 이러한 전략은 성장해서까지 유지되며 원하지 않는 결과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에 머물러 있으면서, 먹고사는 일만 해결되면 모든것이 해결된다는 잘못된 생각에 잡혀 있으면 의식의 발전은 있을수 없습니다. 자신의 의식만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까지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들을 물려줄 수밖에 없습니다.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못하면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여서 살아야 한다는 융의 말처럼, 의식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은 인생에서 이루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자 삶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나의 의식수준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는 적어도 한단계 발전한 의식수준을 넘겨줄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집단 트라우마의 영향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