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부르짖는다
부리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발톱에 생채기가 나도 새는 부르짖음을 멈추지 않는다
새는 발에 매인 족쇄를 끊임없이 부리로 쪼아댄다
창공을 향한 메아리가 진혼곡이 되어 산천에 울려 퍼진다
새는 날아갈 이정표도,
목을 축일 안식처조차 없다
그저 맹렬히 자신을 묶은 금빛 사슬을 두드릴 뿐이다
새는 이제 쓸모없어진 자신의 날개를 부리로 쪼아댄다
날개가 찢어지고 피가 흘러넘쳐도
새의 탁啄은 끊김이 없다
새는 이제 날 것이 아니다
선홍색 붉디붉은 몸뚱이만이 남아 있다
새는 마지막 함성을 내지르고
바닥으로
바닥으로,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