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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쇼콜라 Feb 25. 2024

03.큰 병원으로 가보세요.

지금 당장요. 

밤새 미친듯이 검색해본 바로는, 아이는 척추측만증인듯 했다. 교정기를 착용할 수도 있고 운동으로 교정이 가능하다고도 하고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고...쏟아지는 각종 정보가 믿기지않아 아득해졌다. 일단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 셋은 조금 커보이는 집 근처 정형외과로 향했다. 어떤 얘기도 꺼내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무거웠지만, 사실은 괜찮다는 얘기가 간절히 듣고 싶었다.


의사선생님이 먼저 아이의 등을 보았다. 제일 먼저 한 얘기는 지금까지 모르셨어요? 였다. 네, 제가 애미인 주제에 몰랐어요...굳이 변명을 하자면 아이는 혼자 씻는데다 코로나 이후로는 사우나나 수영을 같이 갈 일도 없어서 정말 몰랐어요...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지. 결국 나는 아이가 아플때까지도 전혀 몰랐는걸.


엑스레이를 찍고, 허리가 아프다 하여 물리치료를 받게 하고 선생님이 다시 남편과 나를 불렀다.


척추가 많이 휘었어요. 각도가 50도가 넘습니다. 아마도..수술을 고려하셔야 할 것 같아요. 큰 병원으로 가보세요.


엑스레이 속 아이의 상태는 더욱더 심각해보였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구불구불 휘어있는 척추와 틀어진 쇄골, 골반..50도 라는건 척추가 올바를때와 비교했을 때 기울어진 각도인데 50도가 넘는건 굉장히 심각한 거라 하셨다. 진료의뢰서를 써줄테니 얼른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시며 아산병원에 수술 잘하는 교수님이 계신다고 알려주셨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수술을 해야한다고? 그것도 척추수술을? 그건 괜찮은건가? 그냥 지내면 안될까? 무수히 쏟아지는 불안과 걱정때문에 숨이 턱 막혔다.


그리고 집에 와서...나는 그만 주저앉아 큰소리로 울고 말았다.

이사와서 그림을 걸며 정말 좋았는데,... 이제 그런 소소한 행복 따위는 앞으로 절대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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