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벌레와 함께 러닝을
일주일 만에 달리는 런린이
해가 길어졌다.
퇴근 후 찾은 한강은 가로등이 켜지기 전이다.
평소보다 좀 이른 시간이어서일까.
산책객들이 없어 러닝 하기 딱 좋다.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도 오늘은 맑음
한강 너머 빌딩들, 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공기도 맑고 선선한 바람에 신이 나 달리기 시작.
그런데... 앗. 이게 뭐야.
얼굴에 부딪히는 날벌레들.
여태껏 본 중 가장 크고 많은 날벌레들의 공격이다.
손으로 휘휘 저어도 이 녀석들, 꽤 집요하다.
마스크를 안 썼다면... 윽...
파리까지 윙윙 달려들어 정신이 없다.
양손을 허우적대며 괴상한 달리기를 1킬로 정도 한 것 같다.
애들이 대체 뭘 먹고 이리 발육이 좋은 건지...
동네에선 못 본 특대 사이즈 날벌레들이다.
오늘은 내내 날벌레들과 러닝을 해야 하나
절망하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허허. 신기하네.
반환점을 돌아올 때 다시 만날까 걱정했지만 조용하다.
초저녁에만 무리 지어 다니는걸까.
어찌됐든 다행이다.
다음 러닝 땐 벌레퇴치제를 뿌리고 나와야지.
날벌레는 없는데 몸이 괜히 근질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