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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CO Oct 20. 2024

The Egg Thief _  C. 깃털 _ 9

9장 : 깨진 알

C. 깃털

9장 : 깨진 알




닭은 울지 않았다.


그날 아침, 닭이 울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평소와 다르게, 사람들은 눈을 떴고 닭의 울음소리 없이도 깨어날 수 있었다.

마치 그동안 닭의 울음소리에 묶여 있던 족쇄가 풀린 듯, 그들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일어섰다.


마을은 조용했다. 그 조용함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던 침묵과 어울렸고, 일상의 흐름을 서서히 바꾸고 있었다. 닭이 울지 않은 날, 그들은 무언가가 새로 시작될 것임을 자연스럽게 직감하고 있었다.


깨어난 사람들이 광장으로 천천히 모여들었다. 그들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이상하게도 무거운 공기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각자의 위치에 서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공허함이 가득했다. 어딘가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를 깨달았으나, 아직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순간, 멀리서 두 개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코튼캔디그랜파와 병아리 C였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접근을 지켜보며, 이전과는 다르게 침착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저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병아리 C의 낮고 리드미컬한 울음소리가 서서히 온 마을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그 울음소리는 이전 날의 기억들과 그들이 잃어버린 체계를 상기시키는 듯한 소리였다.

그러나 그 소리는 이제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그 소리를 똑바로 들으면서 아무런 감정 없이 각자 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코튼캔디그랜파는 가볍게 걸어갔다. 그의 다리는 땅에 거의 닿지 않는 것 같았고, 붉은 털이 공기 중에서 흐르듯 움직였다. 그는 언제나처럼 아무 말도 없이 알 탑을 향해 다가갔다. 그의 붉은 털이 알을 감싸듯 스쳤다.


병아리 C는 작은 날개를 펼치며 탑 위에 있는 알을 살짝 밀었다. 그들은 또 하나의 알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장면을 지켜봤다. 그들은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그 속에서 서서히 무언가가 변화하고 있었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굴리며 조용히 사라졌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겁지 않았고, 그들의 도둑질은 더 이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저 이 광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알이 중요하지 않다는 진실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그 순간, 한 여자가 조용히 알 탑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움직임은 당당하지만 신중하게, 마치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걸음이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알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녀의 손끝이 알을 감싸는 순간, 그녀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마치 광기와 깨달음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속삭였다.


"알은... 그저 껍데기야."

그 말은 조용하게 퍼져 나갔고, 다른 사람들의 귀에 닿았다. 그리고 그 순간, 알이 깨졌다.


그녀의 손 안에서 깨진 알은 마치 체계가 무너지는 소리처럼 광장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울리자, 마을 사람들도 따라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잠에서 깬 듯한 표정으로 그들은 알 탑을 향해 걸어갔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알을 집어 들었다.

그들의 표정은 더 이상 평온하지 않았다. 그 속에는 광기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뒤섞여 있었다.

그동안 알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했는지 떠올렸다. 그러고 이제, 그들은 모두 깨닫고 있었다.


"알은 아무것도 아니야."
"이것은 껍데기야."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들의 말은 서로에게 서서히 울려 퍼졌고 사람들은 알을 부수기 시작했다.

깨지는 알들의 소리는 마을 전체에 퍼졌고, 그 소리는 광기의 교향곡처럼 온 마을을 뒤흔들었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알과 닭의 체계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들은 탑에서 남은 알들을 하나씩 깨기 시작했다. 알이 깨질 때마다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고, 그 미소는 점차 광기로 물들어 갔다.




깨진 알 속에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느낀 해방감은 그 무엇보다도 컸다. 그들의 손끝에서 부서져 내리는 알의 껍데기는 마치 그들의 억압된 마음이 해방되는 순간을 상징하는 듯했다.


광장 전체는 이제 깨진 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환희와 광기를 넘나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하늘 높이 울려 퍼졌고, 그 속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 그들은 이제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고 믿었다.


그들의 웃음은 허공을 향해 더 크게 울려 퍼졌고, 그 속에는 희열과 해방이 뒤섞여 있었다.

그들이 부순 것은 단지 알이었지만,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워졌다고 느꼈다. 알의 속박에서 벗어나 이제는 그들의 세상이 새롭게 열렸다고 믿으며, 끝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웃음소리는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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