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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CO Oct 19. 2024

The Egg Thief _  C. 깃털 _ 8

8장 : 고요 아래

C. 깃털

8장 : 고요 아래




닭이 울었다.


소리가 이상했다. 제대로 된 울음이 아닌, 어딘가 엇나간 울음이었다. 

그 소리는 마을 전체에 퍼졌고 규칙적인 리듬은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들었지만, 누구도 그것에 주목하지 않았다. 아니, 주목하려 하지 않았다.

마을은 다시 고요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 고요는 예전과 같지 않았다. 

남자의 말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고 있었다.


'알은... 중요하지 않아. 그건 그냥 껍데기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 말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게 박혀 있었다. 그들은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의심을 표면 위로 끌어올리는 일은 두려웠다.


아무도 그 남자가 죽은 이유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잘못된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어딘가에서 의문이 들고 있었다. 정말 그가 틀렸을까? 그 의문은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말할 수 없었다.




광장은 평온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아침마다 광장에 모였다. 그들의 행동은 평소와 같았지만, 어딘가 어색함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보지 않고 자신들만의 생각 속에 잠겨 있었다.


한 남자가 광장의 중앙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알 탑이 서 있었다. 그 알들이 무언가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눈빛에는 확신이 없었다. 그는 그 알들이 더 이상 신성하지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마치 고정된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


'그건 그냥 껍데기야.'


그 말은 사람들의 의식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들은 그것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들 안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한 여자가 주방에서 알을 꺼내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이 닿은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알이 사라진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알이 있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기대감이 그녀의 몸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거두어들였다.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 그녀를 휘감았다.

그녀는 손끝을 떨며 주방을 떠났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 남자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알은... 아무것도 아니야.'




사람들은 여전히 일상을 잘 유지하려 했다. 그들은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어딘가 어긋난 행동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겁고, 그들의 목소리는 희미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말을 건넸지만, 그 말들이 엇나가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야"

한 남자가 말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는 의미가 담기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기계적인 소리처럼, 그저 습관적으로 나오는 말이었다.


"그래, 좋은 아침"

다른 이가 대답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더 이상 교감이 아니었다. 그들은 의식적으로 대화를 유지하려 했지만, 그 속에는 진정한 소통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말을 걸고, 대답하고 있었지만, 그 속에 있는 감정은 점점 더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알이 사라진 것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대신 의식적인 말들로 그 공허함을 채우려고 했다.




한 남자가 혼자서 알 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탑은 여전히 높게 서 있었고, 그 안에 수많은 알들이 반짝였다. 그는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알은 중요하지 않아."
그는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말은 자신을 설득하려는 말처럼 들렸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가 그 말을 끝내자마자, 그의 머릿속에는 다시 남자의 말이 울려 퍼졌다.


'그건 껍데기야.'

그 말이 다시 한번 그의 마음속에 파고들었다. 

그가 바라본 알들은 껍데기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그의 가슴속에서 조용히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손을 주머니 속에 찔러 넣고 발걸음을 돌려 광장을 떠났다.




병아리 C의 울음소리가 꿈속에서 울리듯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것은 마치 그들의 트라우마처럼, 계속해서 그들을 쫓아다녔다. 그 소리는 마치 바람처럼 그들을 스치면서 무의식 속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C, C, C, C, C, C, C, C


그 울음소리는 그들 안에 깊이 박혀서 불편한 기억으로 남았다.




마을은 고요 속에 잠겼다. 그러나 그 고요는 평온한 고요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불안과 혼란이 섞여 있었다. 

그들은 알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그들의 불안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그들의 일상은 완벽하게 무너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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