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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May 26. 2021

일상의 소중함...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아시나요?



몇 달 전, 주말 아침 전화 한 통이 왔다.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119로 대학병원에 실려갔다고..


4시간의 고속버스 안에서 나는 별별 생각이 들었다.


평온한 주말 아침, 나는 최악의 불안감과 슬픔을 안고 광주까지 갔다.


응급실 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코로나 사태로 보호자도 한 명으로 제한됐다.


당시 격리실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까지 기다리라.. 아무 처치 없이 호흡곤란과 고열로 끙끙 앓고 있는 아버지 모습에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한평생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지금은 생과 사를 오가며 버티고 있다.


나는 병원 중앙 스테이션에서 선생님.. 선생님.. 숨쉬기 힘들어하는데.. 선생님.. 열이 많이 나는데... 선생님.. 애타게 불렀지만 그 누구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당신 의료인 아냐?라는 말로 나는 그날 의사와 싸웠고, 그 후 아버지의 상태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중환자실로 입원했다.







당신은 의료인 맞습니까?

 




그 후 몇 달간은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중환자실 간호사와 통화하며 아버지의 상태를 지켜봐야 했다.


4시간의 거리라서 주말에 한 번씩 가는 게 나로서는 최선이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 다는걸...


그렇게 나는 직장 생활하면서 육아하면서도 온통 근심과 고민으로 하루하루 버텼다.


새벽에 중환자실에 전화해서 아버지 피검사 수치는요? 수술은 잘 됐나요?라고 확인하면서 나는 진정한 의료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가?


삶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에 퇴사를 결정했고, 내 삶의 쉼표가 필요함을 느꼈다.







삶의 쉼표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면서 평온한 일상에 감사함을 가질 수 있었다.


온라인 학습으로 집에만 있는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따뜻한 한 끼를 차려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다양한 책을 보며 아메리카노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에 감사했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신랑과의 대화에 귀 기울이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 무지 그리웠다.





그리고 어제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가 집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119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심하게 다치진 않았으니 걱정 말라고..


나는  또 한 번 느꼈다.


일상의 소중함을..


평범한 일상을...







일상의 소중함




직장에 목매어 있을 때는 직장이 나에게 전부인 줄 알았다.


모든 걸 놓고 내 삶을 바라보니 나에게 중요한 건 직장도 상사도 동료도 아니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려고 한다.


                                  나에게 오늘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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