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생각보다는 높은 빈도수로 인사담당자로서 우리들을 고민하게 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리더라는 단어입니다. 여기에서 리더는 기업 내 조직도상 공식적인 조직을 맡고 있는 상태로서 누군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평가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대강 하는 시늉만 하는 리더라거나 그 리더 때문에 구성원이 계속 이탈하는데 여전히 자신은 옳다고 말하는 리더도 있고, 없던 일을 말로 만들어 소위 말하는 정치질을 하는 리더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리더는 조직 내에서 '황태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죠. 인사팀 관점에서 해당 리더는 일정 수준의 변화를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지만 인사팀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고 심지어 자신에게 인사팀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불쾌하다며 이를 인사팀이 특정 리더를 폄훼했다는 논리로 만들어내려는 분들도 있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대개는 기업/경영진도 그 리더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되긴 합니다. 다만 그 시간 동안 기업은 인력운영에 있어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높은 이직률, 구성원의 몰입 수준 감소 등이 그 예가 될 겁니다.
The contests for status and power are relatively universal mechanisms for individual and organizational actions. However, an institutional logics perspective suggests that these mechanisms are conditioned by prevailing institutions (Fligstein, 1996; Thornton and Ocasio, 1999; Lounsbury and Ventresca, 2003).
"그 리더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라는 하소연, 인사를 해오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셨을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질문을 할 때 우리는 '리더'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두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 '사람'이 꼰대라거나 그 사람이 나빠서라고 리더가 하는 말과 행동의 원인을 사람에서 찾곤 하죠.
A기업에서는 황태자라 불리던 리더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의 본래 이름도, 혹은 그가 가진 직책명도 아닌 구성원 사이에서 공공연히 불리는 별칭입니다. 기업 내에서 그는 무엇을 하든 간에 용인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죠. 이 상황을 누군가는 그 사람 탓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제도 관점에서 보면 그의 무소불위의 모습은 기업 내 제도가 만들어낸 결과로 이야기합니다. 이를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 그 리더가 특정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그건 그 리더 개인적인 성향 등에 기반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말과 행동이 공동체에서 적합하지 않음에도 제도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인하는 시간이 반복됨으로써 그건 더 이상 개인차원의 이슈가 아니라 조직차원의 이슈가 되었다
위 사례의 '황태자' 사례가 존재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이 질문을 하면서 떠오른 과거 어느 익명 게시판의 베스트 글 하나가 생각나 찾아봅니다. 잡***이라는 사이트의 글 중 하나죠
단점
여기 회사의 성장을 막는 고인물이 있음. 일은 하지 않고 사내에서 정치질만 함. 회사에서 분란을 조장함. 역시나 오래된 고인물이라 터치할 수 없음. 일하지 않고 불만만 많은 고인물 몇개가 썩은 사과처럼 사과상자 전체를 오염시킴. 그 썩은 사과를 내버려 두는 착한 회사가 바보임.
이 기업의 댓글
이제 멀리 떠나버린 그.. 이제는 없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오해하지 말기 :)
결국 기업도 그 리더가 썩은 사과임을 알게 되긴 할 겁니다. 다만 그걸 깨닫기까지의 시간동안 기업은 많은 손실을 마주해야 할 겁니다. 핵심인력들이 계속 이탈하고 조직이 안정되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을 리더는 이탈하는 인력들을 탓하고 새로운 인력이 들어왔다가 얼마 못가 이탈하는 모습들이죠.
썩은 사과는 그 개인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오염시킵니다. 사실 썩은 사과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일 리더가 썩은 사과라면 그 부정적 영향력을 더욱 강하고 빠르게 확산될 겁니다. 이제 우리는 특정 리더가 썩은 사과였음을 인식했습니다. 무언가 조치를 취하겠죠.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를 만나게 됩니다. 하나는 그 리더 개인의 잘못으로 국한하고 리더를 내보내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위에 소개한 기업의 덧글처럼 '이제 그는 멀리 떠난 상태'인 거죠. 다른 선택지는 해당 리더를 내보내고 그러한 리더가 등장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한 현상을 특정 개인의 일탈이 아닌 제도의 관점에서 바라봄을 말합니다.
분명 썩은 사과로 여겨지는 인물이 제재를 받기는커녕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의문과 회의를 품은 적이 있는가? 썩은 사과는 복합적인 시스템의 일부로서 그들이 속한 환경에 따라 힘을 발휘한다. 썩은 사과/ 예문/ 미첼 쿠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 p16
사람 탓을 하면 우리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그 성패를 운에 맞기는 모습을 만나게 될 겁니다. 우리가 설계/도입하고 운영하는 제도를 통해 우리는 썩은 사과가 나타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도를 통해 우리 기업에서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구성원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도록, 그것들이 우리 기업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제도를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제도에 대해 조금은 길고 다소 재미없기도 한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Reference.
1. Thornton, P. H. and W. Ocasio (2008). "Institutional logics." The Sage handbook of organizational institutionalism 840(2008): 99-128.
2. 도서 「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 예문출판, 미첼 쿠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