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고도 닿지 않는 밤의 기록

김장하는 날

by 미리암 최정미


아침 해가 마당에 닿고
배추가
줄을 선다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 장갑을 끼면
몸이 먼저 기억한다
이 날의 순서를

흙을 털고
물을 먹이고
잠시 눕혀두는 일

서두르지 않아도
배추는
제 속도로 숨을 고른다

소금물에 잠긴 시간
말이 줄고
손이 많아진다

한 포기씩 안아
다시 세워 놓으면
웃음도
같이 묻어난다

오늘은
잘 담그는 날이 아니라
함께 버무리는 날

겨울을 견딜
마음까지
차곡차곡 넣는다

26.01.22
회사 김장하는 날
아몰라 좌충우돌 식사당번


https://youtube.com/shorts/Sbu_F5ZYNG4?si=5Mst7B6OekOHiGw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