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

by clavecin

* 사랑?? (2025.08.09.(토)) *


- 사랑??


이런 글을 읽었다.


-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이 글을 읽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돈’이 인생 최고의 목적이 되어버린 요즘 시대에, 돈을 벌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는 이때, 우리가 태어난 것이 고작 ‘돈’ 따위를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하니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헤집는 아픈 소리일 수 있겠고, 누군가에게는 일하던 손을 잠시 내려놓고 잊었던 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소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모두 기본적인 생활은 해야 하니, 일단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간다. 그런데, A가 말했다.


- 직장에 가는 것이 정말 정말 싫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말을 들은 B가 말했다.


- 직장에 밥 먹으러 간다고 생각하세요.

‘오늘 점심은 뭘까?’

저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직장에 갑니다.

그러면 직장 가기가 조금 나을 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먼저 이렇게 질문했다.


-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공기!

- 바람!


주로 이런 단어가 나왔는데, 앞에 앉아 있던 C가 (흩어지는 바람과 같이 가볍게) 외친다.


- 사랑??


그 단어에 깜짝 놀랐다. 그 단어가 왠지 생소한 느낌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아, 그렇지.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고 중요한 것이지. 항상 여기저기서 듣는 단어인데, 왜 이렇게 낯설지??

어느 해 3월 처음 만나는 수업 시간, D 학급 아이들이 이렇게 인사를 했었다.


- 사랑합니다!


흠칫 놀라며 내가 말했다.


- 우리가 오늘 처음 보지 않나요?

- 네!

- 그런데 사랑한다니요!

- (모두) 하하하!

-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데 사랑한다는 말은, 받지 못하겠어요.

- (모두) 하하하!

- ‘안녕하십니까’로 해 주세요.


공감되지 않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은 서로 익숙하게 된 이후에도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낯간지러워서 받을 수 없었다. D 학급 아이들에게 질문했었다.


- ‘사랑’이 뭔지 알아요??

- (모두) 하하하!

- ‘사랑’은 그렇게 가벼운 단어가 아니에요.

- (모두) 하하하!


그때 E가 외쳤다.


- 선생님! 저, ‘사랑’이 뭔지 알아요!

- (모두) 하하하!

- 아하? 사랑이 뭔가요?

-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하고 무지 아프기도 한 거요!

- (모두) 하하하!


매주 토요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우리 가족이 늘, 항상 가는 E 식당이 있다. 거의 1년 동안 매주 토요일 아침에 항상 들리는 식당이기에 일하시는 분들과 서로 눈인사를 하며 익숙해졌다. 그런데 우동과 김밥을 주로 파는 E 식당 음식을 바꿔보고 싶거나 주변에 새로운 식당이 열렸을 때 가끔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그때 우리 가족은 늘 이렇게 말한다.


- 매주 토요일에 보이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걱정할 것 같은데.

- 그러니깐. 가족 간에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닌가 하고 놀랄 것 같아.

- 집에 가다가 잠깐 들러서 우리 아무 일 없다고 말하고 갈까?


그리고 그다음 주에 E 식당에 들러서는 이런 의미를 담아 반갑게 눈인사한다.


- 저번 주에 못 봐서 놀라셨죠? 저희 왔습니다!


오늘도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결제하려다가 주문 내용을 조금 바꾸면서 잠깐 머물렀더니 곧바로 F 직원이 뛰어나와서 말한다.


- 뭐가 잘 안되나요? 도와드릴게요.

- 아, 아니에요. 주문을 조금 수정하려고 해서. 고맙습니다!

- 말씀만 하세요. 뭐든 도와드릴게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가기도 하고, 밥 먹으러 직장에 가기도 하며, 좀 더 의미 있는 삶이 되기 위해서 직장에 가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서 직장에 가기도 하지만, 이런 느낌, 뭐라고 할까, 이런 반갑고 따뜻한 느낌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그 어떤 것을 느끼는 직장 생활이면 더 좋겠다 싶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하루 내내 직장에 있으니까….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제대로 된 대화 한번 해 보지 않았지만, 얼굴을 보면 반갑고 보이지 않으면 걱정되는 그런 느낌. 이 이야기를 했더니 G와 H가 말한다.


- 서로 제대로 몰라서 반가운 거예요.

-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아니까요.

- 아니야.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야.


돈을 벌기 위한 것보다 아이들과의 생활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나에게는 밥 먹으러 직장에 간다는 것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스트레스는 휘리릭 날아가니까.

학교를 떠나신 분들에게 묻고 싶다.


- 아쉬운가요?

- 보고 싶나요?


뭐라고 답할까??


***********************


*** 아이들에게 질문한다.


- 오늘 점심은 뭔가요?


1초도 안 되어서 메뉴를 외치는 아이도 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이들도 많다. 그때 질문한다.


- 우리가 왜 학교에 오는 거죠?

- 밥 먹으러요!

- 그렇죠! 오늘 공부한 것은 당연히 잊겠지만, 무엇을 먹었는지는 기억하세요!


3학년 I 학급 칠판에 적혀 있던 중식 식단표.

원래의 식단을 재미있게 바꿔 놓았다.


아이들은 밥 먹으러 오는 것이 확실하다!


24. 사랑.jpg


#사랑 #돈 #직장 #밥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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