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잎사귀를 건넨다.
풀밭으로 내음 가득한 곳에서
귀신처럼 찾아내 나에게 건넨다.
생글생글한 웃음
세월을 견디고 이겨낸
그녀의 모습은
언제든 행운을
건넬 수 있는 사람
그 앞에 서면 세월에 체취를
잠시 잊는다.
비교만 하다가 살다 온 난
막다른 모순덩어리
한 손에 잎사귀 가득 뜯길까
조심조심
엉성한 손아귀가 한없이
어색한 바닥 위로
저물던 해도 곧이어
인사를 건넨다.
받아만 봐서 어쩔 줄 모르는
난 까마귀,
언제 돌아올 줄 모를 저 길을
수없이 훑고도
아로새긴다.
검은 날개 훌훌 털어버리며
깃털 떨어지더라도
흔적으로 보답하려는
엉성한 심사
오늘 밤도 내 몸에 먹칠을 해댄다.
일출에 씻겨 내리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