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by 김명구

*

그 뒤로, 우리는 한마디 대화도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결국, 우리 사이는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공항 천장은 높고 환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캐리어 끄는 소리가 괜히 거슬렸다. 고개를 돌려 민성이를 보았다. 민성이의 눈빛은 초점이 없었다. 어디를 향하는지 모를 정도로.


분명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지만, 민성이가 내 곁을 떠나는 날에도, 난 민성이에게 어떤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최악의 선택이었다.


걷다 보니 어느덧 둘이서는 걸을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다. 우리는 한참을 서로의 얼굴을 아무 말 없이 쳐다보았다.


"잘 지내."

"너도 가서 잘 지내고."


그때, 민성이가 나를 꽉 껴안았다. 나도 꽉 안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민성이의 눈물이 내 머리 위로 뚝뚝 떨어졌다.


"또 보자."

"...꼭."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이제는 정말 민성이가 가야 할 시간이다.

민성이는 한 발짝 물러서서 내 얼굴을 한참을 보았다. 퉁퉁 부어버린 민성이의 눈을 보니, 나도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민성이는 자기 옷소매로 내 눈물을 닦아주고는 말했다.


"갈게."


나도 애써 웃으며 열리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고는 말했다.


"잘 가."


민성이는 출국길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가만히 서서 민성이를 바라보았다.

영화처럼 달려가 민성이를 끌어안고, 가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건 뒷이야기를 보여주지 않는 영화일 뿐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민성이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뿐이다.


민성이는 점점 멀어졌고, 어느덧 내 눈에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다가왔던 우리의 멀어짐에,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끝났다.


"잘 가. 민성아."


민성이는 이제 내게 오지 않을 것이다.

언제쯤 민성이가 돌아온다고 해도, 그 이유엔 내가 없겠지.


그래도, 한 번쯤은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 고개를 들어 창밖 하늘을 보았다. 하늘엔 비행기가 그토록 먼 곳으로 떠나고 있었다.


오늘따라 민성이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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