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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Jul 06. 2024

마른 꽃은 더 무용하다

#551

유용하게 쓰이지 않았다

아마 무용했을 것이다

찬란한 빛깔은

찰나에 빛나고 무용했다

찰나가 지나기 전에도 무용했고

찰나가 지난 후에도 물론 무용했다


어디 좋은 볕 피해 너른 그늘 아래서

꽃은 서벅서벅 말라가고 바스러져간다

그 때의 사랑스러움과 화려함

한 때 바람에 발라놓은 그 향기도

시간에 닦이어 흔적을 남겨놓지 못했다

차마 말해두지 못했다


화려했더랬다

근데 쓸모가 없더라

그런 것이 사라져간다

무용한 것이 더 무용해져간다

사랑스러운 것이 더 사랑스럽게

가지런히도 쉬고 있다


오래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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